팀장님이 안 계시는 날이었다. 날씨가 우중충한데 따끈하고 기름진 음식이 먹고 싶었고, 점심부터 전을 부쳐 먹을 수는 없었고 피자 정도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피자는 혼자 먹기엔 과하다 생각하고 단념하고 따끈하게 갓 구워 만들어주는 BLT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을까 검색을 하던 중 아이앰베이글이 검색 결과에 섞여 있는 것을 보았고 메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니 베이글 피자가 있었다.
벌써 3년은 지났을 것 같은데 배민찬에서 아이앰베이글 서비스를 할 때, 두어 번 베이글을 주문해서 먹었던 기억은 있었고, 맛도 있었다. 가까운 곳에 있어서 바로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았는데 그 때는 저기 멀리 경기도에 살던 때였으니까 그 이후로는 쭉 잊고 있었고, 여의도에 와서 점심을 먹으러 다니며 상가 입구에 있는 아이앰베이글 매장을 보고 언제 한 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사무실 아저씨들이 베이글을 먹을리 만무하고, 국물과 국수를 으뜸으로 좋아하시는 팀장님과 (물론 빵, 샌드위치, 버거도 다 잘 드시지만, 우선 순위에서는 밀리니까) 한식 외에 다른 메뉴를 많이 먹을 기회가 없었다.
매장입구가 정말 눈에 띄지 않게 생기기도 했고, 계단을 오르 내리며 정말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매장인데 사실 밖에서 보기에는 영업을 하고 있는지, 사람이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니 다른 세상이 있었다. 이미 만석이었고, 창가 쪽 자리가 그나마 남아 있어서 자리를 잡을 수는 있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는 번호표를 들고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매장 내 주문도 꽤 많았는데, 배달 주문도 많아서 주방 안 쪽은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받아 든 페퍼로니 피자 베이글은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이런 맛집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니 안타깝다.
주문할 때 목메일까 싶어 적당히 스프와 아이스아메리카노도 함께 추가했는데, 피자베이글이라 그런가 아메리카노가 약간 어색했다. 스프는 적당히 덤덤하고 슴슴한 맛이라 좋았다. 아주 간혹 어쩌다 스프 비슷한 메뉴가 필요할 때 찾으면 좋을 것 같다. 베이글은 분명 하나를 구워주신 것 같은데 치즈며 페퍼로니가 풍성해서 그런지 스프까지 먹느라 그랬는지 양이 많아서 결국 1/4조각은 곱게 싸서 들고 와서 다음 날 아침에 먹었는데, 베이글이라 그런지 퍽퍽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자주 먹고 싶은 맛이다.
팀장님, 베이글 한 번 가십시다.
'EA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바쁘지 않았지만 바빴던 홍콩 쌀국수, 남기분면 (0) | 2019.08.01 |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은 아니고, 디저트 자몽에이드 (0) | 2019.07.30 |
아장 아장 걸음마중인 SPC 해피 오더 서비스 (0) | 2019.07.25 |
여름 만두 보신, 익선동 창화당 (0) | 2019.07.20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아비꼬 (1) | 2019.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