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디저트 : 오카시야

d0u0p 2019. 3.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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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맛집, 팀장님에게는 비싼 빵집, 오카시야, 원래 꽃 집 자리였는데 어느 새 공사를 하더니 새로운 가게가 나타났다. 뭐라고 정의해야 할 지 애매하게 일본식 스위츠를 표방한다던지, 수제 머핀이랄지 콕 집어 가게 특성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카페인가, 빵집인가, 오카시야는 과자집이라는 말이니까 수제 과자점 정도로 정리하면 될까, 내부에 들어가 보아도 뭐 별다른 설명문 같은 건 없다. (지도 넣을 때 보니, 디저트 카페라고 나온다!)

2층에는 올라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1층은 좌석이 매우 아담하고 오래 앉아 있기에는 불편한 좌석과 테이블인데도 손님이 꽤 많아서 담소를 나누고들 계셨다. 가끔 머핀이나 폭신한 베이커리류를 찾을 때에는 초코를 찾을 때가 있는데 처음 들렀을 때 먹었던 초코 말고 그 다음부터는 초코 메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팀장님이 별로 안 좋아하시니 이제는 팀장님 안 계실 때 몰래 찾아가 살짝 하나씩 사 들고 와서 먹는데 오히려 스릴 넘치고 재미있다. 아마도 맨 처음 갔을 때 타코야키와 비슷한 스타일의 머핀을 보고 꽤 충격적이셨던 것 같다. 의외로 맛있을 수도 있는데, 머핀에 붙어 나풀거리는 가쓰오부시와 오징어 먹물이라는 데에서 거부감이 있으셨던 것 같았는데, 실제로 그 메뉴를 보고 나도 한동안 이 가게의 머핀은 실험정신이 강한 메뉴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그 정도로 과격한 메뉴는 볼 수 없었고 일반적인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팀장님 휴가를 틈 타 당 충전을 위한 머핀을 구매하러 들렀는데, 역시 초코는 또 없었다. 원래 있는데 못 만나는 건지, 그냥 초코는 잘 안 만드시는 건지 모르겠다. 

당근 케이크, 얼그레이 오랑쥬, 카라멜 넛츠 셋 중 가장 달콤해 보이는 카라멜 넛츠를 사들고 왔다. 나른했던 오후가 즐거워 졌다. 4,800원이지만 입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웠으니 괜찮다.

빵 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싼 나라지만, 빵은 내 주식은 아니고, 많이 먹지도 않고, 어쩌다 기분 전환 삼아 한 번씩 먹는데 조금 비싸도 나는 아직 괜찮다. 내가 지금 당장 먹고 싶을 때 진짜 버터 넣고 입맛에 맞게 직접 만들어서 먹는 수고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금 구운 머핀을 먹고 싶을 때 사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2019/01/12 - [EATING] - 밥심으로 달래는 낙심 (1) 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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