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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안 해도 11기가를 혼자 쓰는 라우터형 스피커 기가지니 LTE

d0u0p 2018. 4. 1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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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시간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가 보고 싶으면 아무 때나 내 마음대로 극장에 갈 수 있는 그런 때가 있었다. 몇 십년만에 개봉하게 된 블레이드 러너의 후속편을 보러 간 날, 극장형 광고에서 KT에서 새로 출시한 하만카돈과 협업한 인공 지능이라고는 할 수 없는 스피커를 광고하고 있었고, 사운드에 대한 집착이 나름 있어서 쓰고 있던 인텔 스피커보다 나은 모델을 위시리스트에 두었던 터라 딱히 그간 출시된 인공지능 스피커들은 매력적인 요소가 없었는데 하만카돈과의 협업이라는 소리에 눈이 반짝였다. 

하만카돈의 우퍼 시스템 스피커가 위시리스트에 이미 있었기도 한데 그 제품은 일단 차지하는 자리가 크고 넓어야 아름다우니까 가성비가 괜찮다 해도 비좁은 우리 집에는 쓸 모 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뒤로 밀려 있었던 것이었고, 차를 MINI로 바꾸고 싶은데 한 몫 했던 사양도 내부 사운드 시스템이 하만카돈이었으니까, 이름만 듣고도 새로 나온  KT의 스피커에 혹했던 것이 당연하다. 

물론, 하만카돈 보다 훨씬 훌륭한 음질을 자랑하는 스피커는 무수히 많겠지만 나의 현재 경제적 수준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시리스트에 넣어 놓았던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잠시 잊었지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마자 여러 모로 쓸모가 있을 법한 그  스피커가 궁금 해 졌다. 주말에 엄마와 함께 지내면서 그동안 엄마가 숱하게 인터넷 검색을 지시하시는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 내셨음이 떠올랐고, 내색하지 않고 검색과 검색을 거듭하여 결과를 알려드리기를 반복했던 불편함을 이 새로운 스피커가 해결해 줄 것 같았다.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고 휴대형이며, 사운드도 다른 제품들보다는 우위에 있을 것이고, 요즘 빅뱅에 빠져 있는 조카들에게도 음악을 쉽게 틀어 줄 수 있으며, 엄마가 궁금해 하는 매일 날씨와 내가 궁금한 출근할 때 타고 갈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지를 다 알려준다고 하니 꽤 쓸 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주문하기로 하였다. 잠이 덜 깬 상태로 네이버에서 기가지니LTE를 검색해 가며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매장에서 배송받기로 하였고, 심지어 매장에서 별도의 택배사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직접 들고 집 앞으로 오셨다.

제품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지만, 약정의 늪이 있었고, 이미 KT의 VIP고객인 나는 약정 따위 무섭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나의 불운의 시작이었다. 

알 듯 모를 듯 애매한 피드백의 전원 버튼

사운드를 빨리 확인하고 싶은 급한 마음에 전원 버튼을 눌렀다. 이 반응은 켜졌다는 건가, 안 켜지는 건가, 알 수 없는 의미없는 깜빡임이 반복되었다. 켜지지 않으니 일단 설명서를 다시 들여다 보며 유선으로 전원공급을 해 보기로 하고 다시 켜 보았다. 그리고는 기가지니LTE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단의 불빛과 전면의 불빛들 그리고 색상의 변경 등 뭔가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직관적으로 무슨 반응인지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일단 켜 진 것 같으니 앱을 깔고, 연결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연결은 계속 실패하고, 모바일 앱 자체가 에러가 나서 죽어 버리는 상황이 계속 나타났다. 대리점과 우선 통화를 하니 고객센터에 문의하시는 게 좋다고 한 것 같다.   

신통치 않은 고객센터의 반응

제가 바로 기가지니LTE의 새로운 사용자입니다! 고객센터에 신나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해당 부서로 바로 연결이 되지 않았고, 전화를 돌려 돌려 겨우 관련 부서로 연결되었지만, 상담원은 앱이 죽는다는 표현을 못 알아 들으셨다. 연결이 안 되는 문제가 물리, 기계적인 문제인지, 앱의 오류인지 잘 모르겠어서 나타나는 반응을 전부 이야기하였으나, 앱이 죽는다는 표현을 모르시니 질문과 답변이 답보 상태가 되었다. 결국 더 거슬러 올라가 아침에 주문하여 지금 막 기계를 받았다는 사실로 넘어가니, 대리점에서 개통을 해야 사용 가능한 상황이라며 개통이 안된 것이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 이제 다시 대리점에 통화를 해 봐야 겠ㄷㅏ.

더 신통치 않은 대리점의 반응

이미 기계 고장인가 싶어서 통화를 하였고, 최초에 전화를 받으신 분이 확인해 보고 알려준다 하였지만 연락이 없었고 그 사이에 고객센터와 통화를 하였고 고객센터에서는 대리점에 개통 요청을 하시라 하여서 다시 전화를 하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여러 사람이 전화를 돌려 받으며 모두들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였다. 아까 전화드렸었는데 그것이 실은 개통이 안된 것이었습니다 개통을 해 주셔야 한다고 하니 그제서야, 아 맞다!의 반응이었달까, 뭐 좀 기다리고 나니 아무튼 개통이 되었고, 개통된 이후로 연결도 순조롭지는 않아서 고객센터에 몇 번 더 통화를 했던 것 같긴 하고, 사용법에 대해 플러스 마이너스를 동시에 누르시고요~하는 등의 지시사항을 받아 와이파이 연결모드로 음악을 트는데까지 성공하기는 했다. 지니 3개월 무료쿠폰으로 등록해서 음악을 틀어 보고 이것 저것 시켜보았댔는데, 대부분은 위키에 없습니다.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라고 대답했고, 나중에 다시 살펴 보니 모바일 앱은 KT에서 만든 여러가지의 단말을 통합하여 연결시켜주는 형식이었고 새로운 기능에 대한 공지 역시 모든 기기 공통이 아니고, 특정 서비스에서 가능한 기능이지만 그 특정 서비스와 기기는 무엇이고, 제외된 기기는 무엇인가에 대한 구분이 모호했다. 결국 아, 이런 것이 다 되는거야? 하고 내 스피커에 시켜보면 스피커는 ‘난 그런거 못함’하고 대답하는 격이고 한참 지나서야 너는 그냥 스피커일 뿐이구나, 스피커에 국한된 기능만 몇 가지 한정적으로 수행하는 거였어! 하고 스스로 이해하기까지는 너무 오래 걸렸다. 

더 더 신통치 않은 제품공급 업체의 반응 

그리고 나서 얼마 뒤, 갑자기 연결이 원활하지 않다며 음악이 나오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해서 다시 고객센터와 연결을 했고, 고객센터에서도 시원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지만 답변 끝에 달리는 한숨은 무엇이란 말인가, 상담원도 알 수 없는 기계에 대한 답답한 상황을 나에게 토로하는 것인가? 결국 상담원은 제품 공급 업체에 문의하라며 전화번호를 주었다. 사실 나는 KT 에서 파는 물건을 KT 대리점에서 구매했는데 제품 공급 업체에 문의하는 걸 내가 왜 별도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공급 업체에 일단 전화를 했다. 공급 업체 전화 받으신 역시 답답한 뉘앙스로 어처구니 없다는 태도로 껐다 켜보세요 정도의 답변을 주었고, 희한하게도 몇 일 지나니까 또 순조롭게 음악이 나와서 그냥 지나쳤는데 알고보니 월 1기가를 이용할 수 있고 소진되고 나면 속도가 느려지는 상품인데, 월 중간에 가입을 해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얼마 없었다는 것, 소진되고 나서 자꾸 에러가 나고 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이 사실은 나중에 이사를 하게 되면서 집에 방문해 주신 인터넷 연결 기사님이 알려 주셨고, 그 전에도 고객센터에서 확인 차원에서 기사 방문을 신청하시겠냐 했던 것 같은데 그 기사 분도 잘 모르는 내용이라면 절레절레 하시다가 나중에 알려주셨던가, 어느 기사님이 알려 주셨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아무튼 기사님이 안되는 이유를 밝혀 주셨다. 

왜, 고객센터와 공급 업체는 모르는 내용인 것인가.

그러나 이후에는 문제의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와이파이 연결 모드로 문제 없이 잘 사용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건 발생 시점이 지니의 무료 이용권이 끊겼을 법한 시점이기도 하다. 지니 계정이 어느 순간 연결되지 않게 되어서, 다시 로그인을 시도했는데, 전에 가입을 별도로 한 것이 아니라 네이버나 카카오 계정으로 연결해서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로그인 경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정말 나의 착각인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문제의 사건 발생

지금은 파견직으로 근무중이고 근무지 특성상 보안 조치가 되어 있어서 별도의 와이파이 망이 없어서 원래 사용하고 있던 데이터 요금제로는 늘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였다. 열흘만 지나도 데이터가 모자라는 상황인데, 처음 두 달은 어떻게 잘 버텼고, 3월에는 그냥 셀룰러 데이터를 초과해서 과하게 사용하기 싫어서 셀룰러 데이터 통신을 차단한 상태로 생활하고 간간히 필요할 때 켜서 메시지 등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데이터 요금이 초과 과금되었다는 안내 문자가 셀룰러 데이터를 켜자마자 와르르 쏟아져 들어왔고, 최후에 받은 메시지에는 20만원 가량의 데이터 요금이 과금되어 있었던 것이다. 

중간 중간 셀룰러를 켤 때, 데이터가 과금되었을 수도 있고, 그 전에 데이터를 불러 오던 것이 셀룰러를 켜는 순간 마구잡이로 불러 왔다고 해도 20만원이나 썼다고 하기엔 믿기지 않는 상황이라 당연히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 

내가 무슨 이유로 데이터를 이렇게 많이 썼는지 궁금하고, 내가 잘 못 해서 썼으면 내긴 내겠지만, 이 터무니 없는 요금은 믿기지 않으니까 확인이 필요했다. 

  1. 확인해 줄 수 없다. 
    처음 통화의 결론은 확인해 줄 수 없다, 확인이 되지 않는다. 



    셀룰러를 끈 상태에서는 전화통화로 불가하다고 상담원이 너스레를 떨었지만, 지금 내가 셀룰러를 끈 상태로 당신과 통화를 하고 있다는 대목에서 상담원은 합당한 대답을 하지 못했고, 자기도 모르겠고 도와줄 수 없으니 다른 곳에 알아보셔야한다는 답변에 어이가 없어서 어디에 알아봐야 하나니 모르겠다고 했다. 다시 생각해도 기가 찬다. 원하신다면 청와대 신문고에라도 직접 알아보고 다시 알려 드릴 수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면 과금된 시점에 내가 정확히 셀룰러를 차단한 상태인지 애매한 상황이니까, 단문 메시지를 받은 이후 특정 시점부터는 분명히 차단했으니 그 때 부터 지금까지 데이터 사용된 내역을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하니 못 한다고 했다. 지금 당장 실시간으로 못 하는 것일 수는 있겠다 싶지만, 분명 데이터 통신 상태를 확인하고 일정 조건에 맞춰 시점에 바로 문자가 발송되지 않느냐, 그 기준이 있을 것이고, 그 기준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문자가 오는것이 아니냐, 지금 실시간으로 안되는 거면 언제 가능하냐고 하니 그제서야 확인을 해 본 후 오후에 다시 연락을 주겠다 하여 일차 통화를 종료했다. 

  2. 내가 서브 단말로 아이패드를 쓰고 있다고 우긴다.
    확인해 보니 스마트 폰 단말이 아닌 다른 기기에서 데이터 통신이 되었다는 걸로 나온다며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으시냐고 여러 번 물었다.

    나는 아이패드가 두 대나 있지만 둘 다 모두 와이파이만 가능한 모델이고, 데이터 신청을 별도로 하거나 끌어 쓴 적이 없는데 자꾸 아이패드로 쓰지 않았냐고 물어서 대화하다 보니, 내가 쓸 수 있는 셀룰러 데이터 여유가 없는데도 아이패드로 스마트 폰 셀룰러 데이터를 썼다는 이야기라면, 그렇게 쓰려면 적어도 나는 내 스마트 폰에서 개인용 핫 스팟을 켜야 하는데 그런 동작을 한 적이 없고, 심지어 데이터가 과금된 저녁 시간에 집에 와이파이가 별도로 있는데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하니, 기가지니가 썼다고 하길래 조금 전에 아이패드라고 하셨다 하니 본인이 잘 못 말한 것 같다고 했다. 아이패드로 셀룰러 데이터 끌어 쓰는 방법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아이패드로 썼으니 내야 한다 하려는 거였나? 콕 집어 핫 스팟을 켜지 않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내가 아이패드로 썼나 보다 하고 넘어가는 그런 시추에이션을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러면 기가지니가 이렇게 아무 동작 없이도 데이터를 끌어 쓸 수 있냐고 하니 다시 제조사를 연결해 주겠다고 한다.



    이런 밥통같은 경우를 봤나, 데이터 요금에 관련된 문제를 왜 제조사에 알아보라 하는지 모르겠어서 제조사는 이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로 통화했을 때 껐다 켜라 정도밖에 안알려줬었고, 작동도 안하고 방치된 기계가 쓴 요금을 내야 하는 거냐고 하니 그제서야 다시 기가지니에 대한 내용 확인 더 해 봐야 할 것 같으니 다시 연락 주기로 하고 통화가 종료되었다.

  3. 보고 착오,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이 제대로 전달 되지 않았다.
    오전에 비교적 일찍 간단한 내용으로 전화가 왔다.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으니 상위 부서로 접수시킬 예정이고, 빠르면 바로 그 날 연락이 올 수 있으나 혹시 늦게 되면 금요일이라 다음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었고 그 정도야 일반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부분은 아니므로 알겠다하고 넘어갔다.
    그 날 점심 시간에 상위 부서에서 다시 연락이 왔는데, 식사를 막 시작한 시간이었다.
    간단하게 통화하면 된다기에 얼른 끝내고 식사하려고 그러시라고 했는데, 시작부터가 “아이패드를 쓰시죠”라서 너무 화가 났고! 하... 보고 어떻게 어디까지 받으신 것인지 모르겠으나 내용을 잘 못 알고 계신 것 같고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오후에 다시 전화하자고 하니 내가 원하는 시간은 서비스센터 점심시간이라고 한다. 내 밥 먹는 시간은 본인이 일하는 시간이라 전화한거였다. 뭐 일단 둘 다 가능한 시간에 통화하기로 하고 일단 끊었다.

  4. 오류의 시작은 어디인가.
    오후에 다시 통화하게 되었는데, 바로 내용을 잘 못 말했다고 정정하셨다. 그리고 난 이 통화를 대비해 내가 궁금한 여러가지 질문들을 정리해 보았다.


    최초에 데이터 요금이 과금된 시점에 내가 한 행동이 이 큰 문제의 단초가 된 것이었는데, 데이터 라지 요금제를 사용중이고, 데이터 셰어링 옵션이 있길래 신청하면 기가지니에 할당된 데이터를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오해가 있었던 것이다.

    일단 데이터 라지 요금제도 대한 이해가 전무했고, 기가지니 LTE는 라우터형이고 월 1기가의 LTE 데이터를 제공받는다고 하였으니 에그와 같은 개념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청한 것이다.

    그리고 모바일 앱에서 내가 사용가능한 데이터 잔여량이 1.6/2GB 라고 표기가 되어 있어서, 아직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남아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는데, 스마트폰의 1GB 와 기가지니의 1GB를 합친 총량이 2GB로 표시되고 그 중 1.6을 기가지니에 썼다고 표시된 거라고 한다. 그러면 이미 초과 사용된 상태였는데, 그걸 데이터 잔량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정말 나의 잘못인가?

    데이터 셰어링 요금제 역시 서브 단말만 메인단말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지만 그 어디에도 메인 단말과 서브 단말에 대한 정확한 안내글은 없었다. 이미 데이터 셰어링을 단어만 보고 신청하기에는 애매해서 해당 내용에 대해서 기술된 부분이 있는지 페이지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았는데 어디에도 없었고,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라면 신청 프로세스 중에 분명 가이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했는데, 바로 신청이 되어버렸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원칙을 보면 그 중 하나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은 반드시 복수일 것이고, 필요한 정보는 쉽게 인지 가능해야 하며 어떤 상황이나 장애 없이 사용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음악 듣기 어려운 엄마를 위한 제품으로 광고하면서 기본적인 서비스 디자인 원칙을 간과하고 후발 주자로 나서서 부랴부랴 판매에 급급하여 마무리가 미진했던 것일까, 그런 KT를 믿고 배신당한 격이랄까, 해지하는 것도 대리점에 다시 가야 가능하다고 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고, 한 숨을 알아 들으신 그 분은 별도로 데이터 셰어링 요청건 해지 처리가 가능한지 확인해 보고 해지해 드리겠다며 선심쓰듯이 해지를 해주셨고, 최초 통화 시도 시에 어쨌든 사용은 되었고 과금이 되었으니 전체 비용 중 반은 감해 주겠다 하였지만, 억울함이 가시지 않았고, 결국 작동없이 LTE모드로 켜 둔 단말기가 3일간 12GB씩이나 끌어 사용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냐고 따지니 그 대목에서 말문이 막혔는지, 다시 확인하겠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니가 잘 못 했지만, 모르고 그런 것이고 처음이니까 요금은 면제해 주기로 했다고 했다.

    또한 상담 중 여러 번, 기계를 쓰지 않을 때는 반드시 꺼두시라는 안내를 받으신 적이 없냐고 물었는데, 나는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자발적으로 구매를 하여 해당 제품에 대한 그 어떤 상세 설명도 나에게 해 준 사람이 없었고, 다른 업체들 모두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 놓고 있으며, 인공지능 스피커는 그 어느 때라도 내가 필요하면 묻고 답하고 작동가능한 명령을 입력하면 바로 수행하는 기계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 왜 이 스피커는 상시로 전원을 켜 두면 안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심지어 라우터 기능을 한다고 광고를 하는 제품이 메인 단말의 데이터를 잡아 먹고, LTE모드일 때 이렇게 데이터를 퍼 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더더군다나 앞에서 기술한 것 처럼 켜고 끄는 것에 대한 스위치 동작의 문제로 그게 쉽지도 않으며, 제품 스펙에 있는 것 만큼 전원을 차단한 상태에서 플레이가 길게 되지도 않는다. 플레이 뿐만 아니라 아무 동작 시키지 않아도 전력 소모가 빠른 편이라서 포터블 스피커라는 개념이 무색하게 멀티탭에 연결해서 켜 둔 채로 사용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요금은 면제 받았지만, 쓰지도 않은 데이터를 오과금하고, 그것이 합당하지 않음을 구구절절하게 밝힌 나의 수고로움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는가 싶고, 기가지니 LTE는 전원 플러그를 뽑아 둔 상태에서도 2주 넘게 나즈막히 위잉 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금은 소리가 나지 않지만 다시 켜서 현재 와이파이에 제대로 연결이 되야 쓰는데, 다시 켜기도 들여다 보기도 정나미가 떨어져 버렸는데 약정때문에 방치 중이다. 실은 요금 면제 뿐만 아니라 해지 요청도 강하게 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쓸 모를 가지고 생겨난 제품이고 그 쓸모 때문에 구매했던 것이니까 일단은 유지할 마음이었기에 한데 아직 잘 모르겠다.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매월 요금은 과금중이다.

지난 주 대법원에서 데이터 요금 원가 공개하라는 판결이 났다는 뉴스에 콧방귀밖에 안나오더라. 오늘은 드디어 문제의 요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오과금한 내역은 그대로 유지가 되고 나중에 실제 과금될때 확인하시라고 했으나 정확히 얼마가 차감되어 결제될 것인지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이긴 하다. 다시 전화 통화 하기는 진빠져서 싫고, KT가 정신 바짝 차리고 알아서 처리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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