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동치미 막국수가 있다길래 궁금했던 식당이었는데, 겨울에 알게 되어서 기웃거리기만 하다가 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 계절이 되서야 찾아가 보았다.
- 순대국밥정식 14,000원
- 순대국밥 (순한맛, 보통맛, 매운맛, 다대기빼기) 10,000원
- 막국수 (물, 비빔) 11,000원
직접 면을 뽑아 만드는 막국수는 3월 중순부터 9월 추석 전까지만 먹을 수 있고, 동치미 국수는 없었다. 메밀이 비위장의 습과 열을 내려 소화를 도우니, 여름에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을 낼 수 있어 여름에는 메밀로 만든 면을 먹었다고 테이블 옆에 상세하게 잘 적어 놓으셨다. 메밀에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고기를 추가해 먹는다고 적혀 있었으나, 비빔 막국수에서 고기를 찾아 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면 자체만으로는 순메밀을 쓴다며 각잡고 만든 메밀단편만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2024.07.18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새로운 메밀 식당, 메밀단편
여름에 소화를 돕는다고 하니 더 자주 먹을까보다. 순대국 맛도 궁금해서 보통맛으로 주문해 보았는데 그동안 먹었던 진순대와는 결이 다른 맛이었다.
끈적이지 않는 맑고 칼칼한 국물인 것이 마음에 쏙 들었다. 처음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때에는 주방에서 돼지 누린내가 퐁퐁 날아와서 과연 입에 맞을까 궁금했었는데, 순대국에서는 전혀 잡내가 나지 않았고 식당 이름인 '매운 순대가'에 걸맞게 보통맛이 신라면 정도의 맵기를 자랑하는 수준이었다. 보통맛이 생각보다는 매운 편이어서 매운 맛은 얼마나 더 매울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꾹 참기로 한다. 신라면 정도 수준이 딱 맞지 싶다. 그 보다 조금 더 매웠던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하지만 맛있었다. 차가운 면과 뜨거운 국을 한꺼번에 먹으려니 혼란스럽기는 했는데 두 가지 메뉴 모두 만족스러웠다. 여름 가기 전에 막국수 몇 번 더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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