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샤스타데이지가 만발한 강화 마호가니 가는 길 맛 집, 서령 냉면

d0u0p 2022. 6. 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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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에는 만발한 계란꽃 풍경을 놓치지 않겠다고 굳이 결심까지 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지방선거와 현충일이 가깝게 붙어 있으니 이 때가 기회다 싶어 중간에 휴가를 끼워 넣어 근 일주일을 편하고 바쁘게 쉬면서 하루 짬을 내 때맞춰 강화에 다녀올 수 있었다.

시기도 딱 맞아 떨어져서 활짝 핀 샤스타 데이지 꽃밭을 보는데 성공은 했지만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뒷 골목을 돌아 올라가는 제 2 주차장에 주차를 했고, 테이블은 여지 없이 만석이었다. 샤스타 데이지를 보기에는 적기였으나 엄마마마님께서 좋아하시던 알록 달록 곱게 핀 수국은 볼 수 없었다. 꽃이 다른 시기에 피는 걸 어찌하겠나, 수국 필 때 다시 가 볼까?

신기하게도 마호가니 강화점에는 플랫화이트가 없다. 특별히 마호가니에서 좋아하는 커피 메뉴가 더블 밀크 플랫 화이트인데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시원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자리에 앉자 마자 엄마마마님과 셀피 찍는다고 법석을 떨었더니 커피 사진이 없다. 자리가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산만하기도 했고 어쩔 수 없이 큰 테이블에 동석해야 하는 상황이라 경황이 없기도 했다.   

많이 더운 때도 아니라서 반대 편에 있는 야생 정원에도 잠깐 들렀다 왔는데, 엄마마마님께서는 주변에 널린 소나무 어린 순들이 다 돈이라며 꽃 보다 더 흥미로워하셨다. 

마호가니는 뭐, 꽃 구경 잠깐 하고 커피 마시는 여유를 누리려고 찾아가지만 늘 붐벼서 여유라고는 한 톨 찾아 볼 수 없어 매번 아쉽고 섭섭하기만 하다. 

대신 이번에는 이른 점심 시간에 맞춰 출발하면서 순도 높은 메밀면을 맛 볼 수 있는 냉면집을 찾아 갔는데, 오랜만에 고소한 메밀 냉면을 맛 볼 수 있었으니 너무 좋았다. 최근 들어 곰탕집에서나, 쇼핑몰에서나 암소를 강조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서령에서도 그 '암소' 표기를 찾아 볼 수 있었다. 

들어서는 입구에 강화섬 한우 암소와 국내산 채소, 3년간 볏짚 가마니로 간수 내린 벅수 소금을 사용해서 매일 끓여내는 육수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었다. 

  • 평양냉면 (메밀100%) 물냉면 14,000원 / 양많이 19,000원 
  • 평양냉면 (메밀100%) 비빔 냉면 14,000원 / 양많이 19,000원
  • 평양냉면 (메밀100%) 들기름 메밀 국수 14,000원 / 양많이 19,000원
  • 냉면 육수 포장 500ml 7,000원

늘 그러하듯이 엄마마마님께서는 물냉면을 선택하셨고, 나는 비빔을 선택했다. 사무실 근처에 있는 순도 높은 메밀면을 자랑하던 광화문국밥이 문을 닫은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먹어 보는 맛이라 신이 났다. 

열 한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 테이블이 아슬아슬하게 남아 있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줄을 섰을지도 모르겠다며 편한 마음으로 먹었다. 식당 내부에 꼭, 육수를 한모금 먼저 먹고 순메밀과 육수의 담백함을 즐겨 보라는 당부가 적혀 있었다. 순메밀 물냉면을 잘 모르면 비빔 냉면으로 드시라고도 적혀 있었지만, 비빔으로 먹어도 순도 높은 메밀면에서는 고소함이 뿜어져 나와서 꼭꼭 잘 씹어 먹으면 그 맛을 찾아낼 수 있다. 

집에서 미리 사 둔 프랜차이즈 메밀면 삶아서 함께 먹으면 훨씬 좋겠다 싶어 육수도 한 캔 주문해서 담아 왔다. 이번 주말에 꺼내 먹어야지.

화요일은 쉬시고, 열 한시에 오픈하시는데, 오후 네 시에는 마감이라 하시니 주말에는 부지런 떨어야 먹을 수 있겠다. 휴가 거지라 나들이를 자주 갈 수 없으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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