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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신규 식당 업데이트 / 포장해서 먹기 어려웠던 칼국수 편, 너섬 칼국수와 필칼국수, 황생가

d0u0p 2022. 5.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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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국물이 있는 칼국수가 포장이 안되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포장을 해서 들고 와서 먹을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상태로는 먹을 수 없고, 포장을 해다가 먹는다 하더라도 먹고 나서 치우기 번거롭기 짝이 없을 메뉴이기 때문에 2년이나 먹을 수 없었던 점심 메뉴였다. 거리두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생겼던 필칼국수를 비롯해서 그 사이에 새로 생긴 다른 칼국수집들도 있었으니 일단 달려가 먹어 보기로 했다.

여의도의 옛말인 '너섬' 칼국수 9,000원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 그랬는지 계단에 레드카펫이 깔려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 주차장으로 통하는 길목 사이에 신기하게도 식당이 하나 있었다. 이 자리에 원래 식당이 있었나?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던 곳이라 생소했다.

  • 양지 칼국수 9,000원
  • 손만두국 9,000원
  • 비빔국수 9,000원
  • 왕새우전 20,000원
  • 김치만두 4알 6,000원, 6알 9,000원
  • 떡만두국 10,000원
  • 콩국수 10,000원

팀장님은 역시 만두국을 선택하셨고, 덕분에 만두 한 알을 얻어 맛 볼 수 있었다. 국물이 뽀얀 색이라 양지 칼국수라기에는 사골 칼국수에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뭐 메뉴에 양지 칼국수라고 적혀 있으니 양지 칼국수겠거니 하고 먹는다. 단지 뽀얀 국물은 남의 스타일이라 열광하며 먹을 수는 없었다. 매콤한 양념장이 있으니 내 입 맛대로 단숨에 한 큰 술 듬뿍 넣어 칼칼하게 먹었다.

마늘향 솔솔 풍기는 겉절이와 함께 보드랍게 씹혀 넘어가는 면발을 즐길 수 있었다. 먹다 보니 명동 칼국수랑 비슷한 느낌도 훅 들었다. 명동칼국수는 고명으로 부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발길이 뜸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곧 날이 더워져 자주는 못 가겠다 싶었는데 비빔국수 메뉴가 있으니 또 가 볼 일이다. 진주집은 줄이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나 못가니 비빔국수가 맛있었으면 좋겠다.

 

 


거리두기 시행 직전에 문을 열었던 필 칼국수 9,000원

문을 막 열었을 때 가 보기는 했었는데, 김치 칼국수가 새로 생겼다고 하니 궁금해서 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2년 쯤 지났지만 매장은 여전히 단정한 분위기였다.

  • 맑은 칼국수 9,000원
  • 김치 칼국수 9,000원
  • 공기밥 1,000원
  • 고기 만두 7,000원
  • 칼국수 + 만두 2개 세트 1,000원

5월 2일부터는 콩국수도 하신다는데, 가격은 적혀 있지 않았다. 팀장님은 맑은 해물 칼국수를 드셨고, 나는 당연히 김치 칼국수를 먹었다. 새콤하고 칼칼한 김치맛이 마음에 쏙 들었다.

직접 담그신다는 겉절이도 물론 맛있었지만, 김치 칼국수에는 단무지가 조금 더 잘 어울린다며 단무지를 주셨다. 만두는 개인적으로는 너섬 칼국수보다 좋았다. 너섬 칼국수의 만두소는 두부와 고기 비중이 높아서 약간 빡빡한 식감인 느낌도 있었는데, 굵은 당면이 쫑쫑 섞여 있는 필칼국수의 만두 식감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어려서부터 그냥 물기 없는 음식을 싫어하는 개인 취향일 뿐이다. 초코파이의 뻑뻑한 느낌도 다이제스티브같은 뻑뻑한 비스킷도 먹으면서 늘 불편한 느낌이라 잘 먹지 않는다. 그게 왜 뻑뻑하냐고 타박하실 분들도 세상에는 넘치겠지만 뭐 그렇다. 필칼국수가 너섬 칼국수보다 면은 아주 조금 더 살짝 쫄깃한 느낌은 있지만 푹 삶아 주셔서 후루룩 부드럽게 들어가기는 마찬가지였다. 손으로 쫑쫑 썰어 주신 면이 엄마마마님이 실제로는 절대 끓여 주시지는 않지만, 만약 집에서 엄마마마님께서 끓여주신다면 이렇게 끓여 주셨을 법한 메뉴라 정감이 간다. 은근히 새콤했던 김치 칼국수 사진을 다시 보니 자꾸 침이 고인다.

좋아하던 일식당 타노시젠이 사라진 자리에 한참 만에 들어 온 황생가 칼국수 9,000원

그 자리에 새로운 식당이 언제쯤 들어올까 궁금해 하며 오며 가며 가끔씩 들여다 보았다가 거리 두기를 했던 2년간 정말 거리를 철저하게 두었던 터라 새 식당이 언제 문을 열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하동관에 곰탕을 포장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는 기억 속에 저장만 하고 있다가 동네 백화점 백화점 매장 배달 앱(?)에서 같은 간판이 보여서 찾아 보니 원래 본점은 삼청동에 있고, 미슐랭 식당이라고도 하니 조금 더 궁금해졌다.

황생가는 확실한 사골 칼국수집이었고, 얼큰하고 칼칼한 육개장 칼국수도 있었다. 게다가 그간 사라져서 먹을 수 없었던 곤드레나물밥도 있으니 선택지가 넓다는 점은 좋았다. 

  • 사골 칼국수 9,000원
  • 육개장 칼국수 10,000원
  • 메밀 막국수 9,000원
  • 사골 만둣국 10,000원
  • 왕만두 3알 4,000원 / 7알 8,000원
  • 사골 칼국수 만두(2알) 정식 11,000원
  • 황생가 수육 정식 12,000원
  • 곤드레나물밥 10,000원
  • 옛날 전통 육개장 10,000원
  • 왕만두 갈비탕 15,000원

곤드레밥 때문인지 밑반찬이 다른 칼국수집과는 다르게 다양했다. 꼬득하게 씹히는 오이무침이 마음에 쏙 들었지만 김치는 반쯤 익어 가고 있는 겉절이라 애매했다. 칼국수는 김치가 생명이지만 얼큰한 육개장 칼국수를 주문했으니 크게 상관은 없었다. 

 

너섬이나 필 칼국수보다는 황생가 칼국수가 약간 탄력이 있는 편이고, 육개장 칼국수는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이 적당해서 괜찮았는데, 국물만 한 입 얻어 먹은 사골 칼국수 국물은 더 괜찮았다. 이 국물 그대로 떡국 떡 넣어서 떡국 끓여 퍼 먹으면 맛있겠다 싶었다. 육개장 칼국수보다 사골 칼국수가 깔끔하고 깊은 느낌이라 그 나름대로 맛있을 것 같다. 뜨끈한 국물 필요할 때 사골 칼국수 한 사발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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