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더운 날, 동네 공원에 나가 땀을 뻘뻘 흘리며 모기에 뜯기면서도 꾹 참고 사진을 찍는데 다짜고짜 욕을 뱉는 노인을 만났다. 이미 거의 만취 수준이었고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시비를 걸고 노려 보며 욕을 하길래 근처에 관리인을 만나거나 역 앞에서 경찰을 만나면 해코지할까 무서우니 도와달라고 해볼까 싶었지만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욕쟁이 노인네의 행선지는 귀가길과 같은 방향이라 최대한 속도를 늦추고 따라갔다. 노인네는 또다른 취한 노인네들과 만난 식당 앞에서 주저 앉았고, 그들은 왠지 몇 번은 집 앞 주차장에서 술판을 열어 시끄럽게 하던 무리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공원에서 욕쟁이 취객을 뒤따라 가며 112에 신고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서울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