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멀티자아, 부캐의 시대, 셔터스톡 컨트리뷰터를 시작하면서 장비 탓을 해 보자.

d0u0p 2020. 5. 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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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아는 이미 본업 외에, 유투버, 블로거, 이모티콘 캐릭터 저작권자 정도 되는데 이제 리소스 사진 작가가 추가되었다. 그 어느 것도 아직 성공적인 수입은 없고 부지런히 작업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하나 더 추가되었다.

사진으로 돈 버는 법이라며 내용을 차근차근 정리해 놓으신 유투버님의 글을 저장해 둔 지 일주일이 안됬을 무렵 엄마마마님께서 방송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꽃 사진을 올려서 저작권료로 용돈벌이를 하신다며 말씀을 전하셨다. 어디를 가도 꽃 앞에 카메라를 대고 한참 쭈구리고 있는 딸내미를 보셨으니 하시는 말씀이셨다. 이미 모르는 바 아니지만 더 좋은 사진 찍고 싶어서 카메라를 알아 봤었는데 너무 비싸더라며 너스레를 떨어드리고 조만간 새 카메라가 집에 들어 올 수도 있음을 암시해 드렸는데, 집에 있는 그 많은 카메라는 다 어쩌고 그러냐며 그 할아버지는 휴대폰으로 잘만 찍더라며 역정을 내셨다. 카메라는 많지만 쓸만한 카메라가 없다는 것은 옷장을 매일 아침 열었을 때 입을 옷이 없는 것과 다름 없는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일단 셔터 스톡 컨트리뷰터를 시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계정 열고 스텝대로 사진을 등록하면 되는데, 문제는 시험 삼아 몇 장 추려서 업로드하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고, 그렇게 일껏 사진을 업로드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초 등록한 사진들은 반 이상 심사를 통과하지 못 하고 까였다. 그 중 딱 두 장 올라갔다. 

기본적으로 포커스가 칼칼칼핀이어야 하는데, 막상 폴더를 열어 다른 사진을 훑어 보니 반 이상은 핀이 나갔다. 이 포인트에서 기계 탓을 해 본다. 손 탓일 수도 있지만 손을 커버하는 좋은 도구가 있어야 더 수월하다는 말이다. 

모먼트렌즈의 매크로는 포커스 때문에 쓰면서 지쳐 가고 있기도 하다. 초점거리가 매우 짧고, 조리개 조절도 안되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일이니 쉬울리가 없다. 피사계심도가 얕아도 너무 얕아서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만들 때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애매한 경우도 많고 초점을 맞추다 보면 원하는 그림이 안 나올 때도 많다. 

그래서 중간에 라이카X-1을 꺼내 매크로 렌즈를 달아 써 보았지만, 이 옛날 물건은 디스플레이가 저질이라 밝은 데 나가면 아무것도 안 보여서 촬영을 할 수가 없다. 초점이 맞는지, 어디에 맞고 있는지 확인을 할 길이 없어서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이 감으로 찍다가 돌아와서 열어 보면 멀쩡한 사진이 별로 없었다. 물론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뷰파인더를 별도로 구매해서 가지고는 있는데, 뷰파인더를 써서 보이는 화각과 실제 촬영컷의 그림이 사뭇 달라서 아직도 적응을 못 했고, 매크로 필터를 쓰다 보니 뷰파인더로 보이는 화면이 더 오리무중이라 실제로는 거의 쓰지 않고 있다. 뷰파인더는 50만원이 넘었었다. 

가지고 있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진들을 최대한 신중을 기해 추려 올려 보니, 처음처럼 그렇게 맥없이 다 까이지 않고 등록은 되었지만, 막상 셔터스톡 내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보면 비슷한 종류의 이미지가 이미 몇 만 장 씩 나오니 그 중 내 사진이 리뷰가 되어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요원해 보였다. 현실자각 타임이었다. 

굳이 비싼 카메라 새로 사서 찍어 올려 봐야 구매자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있는 장비로 칼핀 촬영하려니 또 마음은 좋지 않고, 심지어 촬영물을 검사를 받아 통과해야 판매가 되니 심사를 통과하는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기쁜 소식은 이틀 만에 첫 구매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수익이 높은 케이스로 구매가 되어서 기분이 좋기는 했다. 겨우 1.88달러에 흥분해서 다시 카메라를 들고 공원에 나가서 심지어 연출 컷까지 찍는 열의를 뿜어냈다. 

연출 컷 외에도 지금 산딸나무꽃이 한창 피어서 실컷 찍어 왔는데 쓸만한 사진이 있나 모르겠다. 몇 장이나 통과될까? 그간 찍었던 사진들은 그림 자료용이라 결이 다르니 판매용으로 걸 만한 사진은 많지 않아서 결국 앞으로 다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찍고 싶었던 클로버 꽃 무리 사진도 찍을 수는 있었는데 꽃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 데다가 셔터스톡에서 검색하면 또 몇 만 장 씩 비슷한 사진들이 나오고 있으니 기운이 빠진다. 그림용 상세컷도 필요하고, 풍경용 이미지컷도 필요하고, 다 찍으려면 손이 모자란다. 일주일을 기다려서 다른 카메라를 들고 나가면 꽃들은 이미 그 자리에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있나, 출근해야지. 일러스트레이터 열고 패턴이나 백 장 그려볼까 싶기도 하다. 

포트폴리오 링크로 유입된 월정액 가입 건은 그 수익에서 몇 퍼센트를 해당 포트폴리오 소유자에게 준다고 하니 일단 링크는 걸어 본다. 

셔터스톡 포트폴리오 구경하십시오. 

 

d0u0p의 스톡 사진 및 이미지 포트폴리오 | Shutterstock

13개의 로열티 프리 고품질 이미지가 포함된 d0u0p의 사진과 이미지 포트폴리오입니다.

www.shutterstock.com

오지큐마켓은 사진은 전혀 구매 기미가 없다. 이모티콘도 이제는 뭐 올려도 누가 사기는 할까 궁금하다. 그래도 계획해 두었던 만큼은 실행에 옮기도록 노력은 해 볼 일이다. 그러다 뭐 하나 걸릴지 누가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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