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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CKOLOGY를 믿고 구매한 애플워치SE

d0u0p 2020. 10. 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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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하니 제일 아쉬운 점이 손목 시계였다. 시작하는 시간과 종료하는 시간을 확인해야 하고 쉬는 시간도 확인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은 너무 걸리적거렸다. 물론 스마트폰을 챙겨야 음악도 듣고 시간도 확인할 수 있으니 하는 수 없이 꼬박 꼬박 스마트폰을 챙겨 들고 이어폰도 챙기고 물병도 챙겨서 번잡하게 운동을 했다. 그러다보니 애플워치가 있으면 편하긴 하겠다 싶은 마음이 번쩍 들어 그동안 배터리 지속 시간이나 페이스가 여전히 사각 프레임인 점이 못마땅하다며 미뤄 두었던 워치를 다시 들여다 보다가 결정적으로 유튜브 컨셉을 바꿔 촬영하기로 결심하면서 워치가 있으면 엔딩에 쓸만한 컷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냉큼 워치를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가 마침 SE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았을 때라 큰 고민 없이 SE를 주문했고, 주문하고 나서야 한 달 후에 도착한다는 메시지를 읽고 잠깐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마음을 다스려 근 한 달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 새로운 애플 워치 SE에서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경도 화상을 입는 사례가 나타났다는 뉴스를 듣고는 불안해서 어떻게 차고 있겠냐며 아직 발송 전이면 취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확인하는 순간 받기도 전에 애증의 물건이 된 애플워치는 이미 출고 상태로 바뀌어 버렸으니 이제 운명이겠거니 여기고 그냥 받아 쓰기로 했다. 

어지간하면 택배도 쿨하게 구석에 놓고 가시라고 하는데, DHL 기사님이 요즘 애플 물건이 손을 많이 타니 얼른 찾아 가시라며 오히려 더 걱정을 하시며 안 보이는 곳에 숨겨 두고 사진까지 보내 주고 가셔서 덩달아 불안해져서 마실나가셨다는 엄마마마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집으로 소환하여 택배를 무사히 집 안에 들여 놓았다. 

포장을 풀어헤치고 우여곡절 끝에 아이폰과 연결을 하고 곧 클락콜로지 페이스 변경에 몰두하기 시작하여 이틀 동안 온갖 워치 페이스를 찾아 다녔다. 사실 워치 구매를 망설이면서 살펴 보다가 기본 워치 페이스 외에 다양한 명품 시계 페이스로 변경이 가능한 앱이 있고, 변경한 페이스가 유려해 보여서 결정적으로 구매를 결심하게 된 것이기도 하니 클락콜로지인지 클락올로지인지를 구현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였다. 

다른 분들의 포스팅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뭔 소리인지 이해하기까지 한참 걸렸다. 기본적으로 애플워치에 탑재되어 있는 페이스 변경과는 전혀 다르고, 또 하나의 앱을 설치해서 스킨을 입혀 넣는 방식이며 스킨은 각자 알아서 검색해서 찾아내야 하는 것이었다. 

기본 워치와 다른 별도의 앱이기 때문에 워치가 잠들었다가 일어날 때에는 기본적으로 기본 워치의 시계가 나타나게 되니까 공들여 적용한 클락콜로지의 시계를 보려면 기본 설정도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앱을 다운받아 열었을 때 단번에 그 다음에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전혀 모르겠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그 때 당황하지 않고 클락콜로지에서 기본으로 적용 가능한 시계 모듈이라고 할 법한 기본 틀인 EnableBeta.clock 파일을 찾아서(검색하면 링크는 많이 나옴) 먼저 싱크를 시켜주어야 한다. 이 파일이 성공적으로 싱크되고 나면 각종 디자인의 .clock 파일들을 추가로 싱크시켜  다양한 시계 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클락콜로지를 처음 열면 탐색기인 것 같은 상태의 화면이 나타나서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각종 .clock 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아 아이폰 디렉토리 어딘가에 넣어 두면 그 파일을 찾아 불러와서 워치와 싱크 시키는 방식이라 앱만 먼저 다운로드해서 열었을 경우 다운로드 받은 파일이 아무것도 없으니 당연히 불러올 파일을 찾을 수 없는 것일 뿐이다. 

 

 

각종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다운로드 가능한 다양한 클락 페이스 파일들이 있다는데 가입하지 않아도 열심히 검색하면 오픈된 링크를 찾을 수 있다. 보통은 시계 브랜드 명과 클락콜로지나 애플워치 페이스로 조합해서 찾으니 다 나왔다. 신나게 받았는데 막상 열어 보면 해상도가 애매하다 싶은 페이스도 있고, 군데 군데 탐탁치 않은 부분도 있고, 브라이틀링 페이스는 화려해서 좋았는데 시계를 보자니 몇 시인지 알아보기 너무 어렵기도 하고 심플한 에르메스나 롤렉스 페이스가 제일 괜찮아 보였다. 

 

 

여기까지 해결하고 나서 본래 워치의 기본 페이스도 궁금해서 이것 저것 구경했더니 콕 누르면 미키마우스가 시간을 알려 주는 것이 또 너무 마음에 들어서 클락콜로지는 전부 잊었다. 갈팡질팡하며 이 모양 저 모양 바꿔가며 쓰고 있다. 특히 아침에 팀장님이 지각하실 때 미키마우스로 콕 집어 놀려 드릴 수 있어서 매우 즐겁다. 미키마우스가 최고다. 

받고 나서 이틀 동안은 시리를 들어 말하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씩씩대기도 했는데, 차에서 단축어로 플레이리스트 동작시키니 수월하게 잘 되서 의외로 만족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그냥 아이폰만으로도 불가능한 기능은 아니었는데 아이폰으로 시리를 불러 뭘 해 본 적이 없어서 몰랐을 뿐일 것 같은데 괜시리 시계에 대고 말하니 더 쉽게 작동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뭐 만족스럽다. 초등학생 조카들 앞에서 음악 짠 트는 거 자랑하고 싶지만 참아야지. 

줄질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쇠줄이 너무 불편해서 이틀만에 결국 가죽 스트랩을 새로 주문했다. 올케는 옷도 머리카락도 자꾸 뜯긴다던데, 자다 보면 팔목에 너무 들러 붙는 느낌이라 갑갑해서 자다가 뺐다. 가죽 스트랩은 장인의 손길로 한땀 한땀 만드신다며 3주나 지나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 때까지는 하는 수 없이 쇠줄과 잘 지내야 한다. 

다행히 아직 발열 증상은 없다. 역시 복불복인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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