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모가스 카레돈가스 9,500원
코로나 때문에 배달을 시작하셨는지 직접 포장하러 들렀을 때 매우 분주한 상태였고 주문한 메뉴가 뒤바뀌어서 다시 바꿔 주신다고 뛰어 나오셨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식당에 직접 가도 대체로 만석이라 기다리기 일쑤였는데 이제 배달도 시작하셨으니 정신없이 바쁘신 모양이다. 많지 않지만 적당한 양의 고소하고 담백한 돈가스와 한국식에 가까운 달콤한 카레가 맛있어서 자꾸 찾게 된다. 다른 돈가스 메뉴도 전부 다 맛있지만 입 짧은 나에게는 카레가 더 매혹적이다. 카레 우동 메뉴가 없어서 조금 아쉽고, 우동이나 모밀은 일반 분식집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늘 섭섭한 느낌이 있다. 그래도 카레돈가스만 보면 가성비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최고라고 할 수 있다.
2. 사보텐 카레정식 12,000원
앱에는 카레정식이라고 적혀있고 카레라이스를 주문할 때 돈가스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매장에 있는 메뉴판에는 카레정식은 아니고 카레라이스로 표기되어 있어서 약간 혼선이 있었다. 매장에서 카레라이스를 주문할 때에는 사이드 메뉴를 돈가스나 작은 면 요리 중에 선택할 수 있었는데 아마도 포장이나 배달 메뉴에는 면 요리를 구성하기 어려우니 돈가스 종류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메뉴 이름이 다른 것 같다.
양배추는 프랜차이즈답게 세 군데 중 가장 가늘게 썰어진 상태라 마음에 든다. 유자 소스를 뿌리면 소스가 잘 배어들기도 하고 두꺼운 양배추를 씹을 때 뻐걱거리는 느낌이 없어서 좋다. 다른 가게 메뉴들과 달리 카레에서 일본 특유의 향신료 향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카레 우동도 먹을 수 있어서 좋지만 포장했을 때 주문한 치즈돈가스가 포장하고 들고 오는 동안 식었으리라 짐작하고 식은 돈가스를 그냥 먹은 후, 매장에서는 따끈한 돈가스를 바로 먹을 수 있겠지 싶어 찾아갔던 것이었는데 함께 나온 돈가스가 포장해서 먹었던 식은 돈가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라 실망했다. 확실히 미리 튀겨 두었다가 한 김 빠져 식어버린 돈가스였다. 미리 준비해 둘 수 밖에 없는 사이드메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모모가스에서 먹는 카레돈가스의 따끈함과는 거리가 있다.
3. 카레오 비프 12,000원 / 생등심돈가스 11,000원 / 새우튀김 12,500원
카레오는 돈가스가 아니라 카레가 메인인 식당이라 기본으로 카레라이스를 주문(카레우동도 가능)하고 토핑으로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사실 돈가스는 먹어본 적이 없다. 팀장님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가면 토핑을 각자 하나씩 종류별로 추가하지 않고 보통 한 종류만 선택해서 함께 나눠 먹는 편인데 팀장님이 돈가스를 좋아하지 않으시는데다가 새우튀김이 너무 맛이 있어서 늘 언제나 새우튀김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심지어 가끔 새우튀김 두 마리를 혼자 다 먹겠다며 혼자 먹으러 가기도 했다. 새우의 사이즈나 맛으로 보아 이 근방에서 제일 맛있는 새우 튀김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비프 카레가 궁금해서 먹어 보았는데 강한 카레향 속에서 쇠기름 냄새가 지지 않고 위용을 뽐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런 풍미를 즐겁게 여기는 분들도 많을 수 있지만 일단 나는 아니다. 그냥 카레에 새우튀김으로 먹어야겠다. 새우튀김 토핑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돈가스 역시 맛이 없을 수는 없다. 언젠가 돈가스 땡길 때 한 번 먹어봐야겠다. 향긋한 유자향 단무지는 좋지만 양배추를 따로 주지 않고 밥 위에 함께 자리잡고 있어서 약간 아쉽다. 카레와 밥과 양배추를 함께 먹게 되는데 별도로 양배추만 곁들여 먹는 것보다 양배추의 아삭함이나 상쾌함이 반감되는 느낌이 있다. 개인취향이겠지만 카레는 밥이나 면과 먹고 양배추만 별도로 한꺼번에 와작와작 씹어 먹을 때 기분이 상쾌하다. 기본 카레는 나무랄 데 없이 맛있고 우동으로 주문해도 쫄깃한 면발이 아주 좋다.
2019/02/15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카레돈, 카레 돈가스, 카레까스
모리센도 문을 닫았고, 지구당도 문을 닫았으니 셋 중 하나가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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