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게을러서 못 볼 줄 알았던 제비꽃

d0u0p 2020. 5. 2. 09:10
728x90
반응형

공원에서 두어 송이를 만났을 때가 3월 말이었고, 눈에 많이 안 띄어서 때를 놓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무식했었던 것이었다.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다행이다. 3월 말이 시작이었고, 몇 주 지나니 사무실 근처 아파트 화단에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아서 정확한 이름을 잘 모르겠다. 서울 제비꽃이 있는가 하면 남산 제비꽃도 있고, 별별 제비꽃이 많다. 너무 과하게 많으니까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꺾인다. 일단 영명으로 제비꽃이라고 하고 말자. 대체로 보라색 꽃은 서울 제비꽃이고, 가끔 미국제비꽃, 또는 서양제비꽃, 또는 종지나물이기도 한 제비꽃이 보인다. 집 근처 공원에도 있고 사무실 근처에도 있다. 

동네공원
사무실 근처 아파트 단지 

사무실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공식적으로 가꾸시는 화단이 아닌 빈 자투리 공간에 제비꽃들이 한가득 핀 것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갔는데 하루는 메모리도 없이 빈 카메라를 들고는 그것도 모르고 헛발질을 열심히 하고 돌아와서 빈 카메라를 보고 배를 잡고 웃었다. 심지어 이 때가 처음이 아니고, 그 전 주에도 공원에 사진 찍으러 간다며 메모리 넣지 않은 빈 카메라만 들고 갔다가 그냥 돌아 온 적이 있다. 브레인 용량이 다 되서 그런가 이렇게 계속 흘리고 다니다니 큰 일이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간 아파트 단지 어귀 빈 터에서 꽃마리와 함께 환하게 빛나고 있는 제비꽃 무리를 발견했다. 오종종한 아이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 좋아 한참 구경하다 돌아왔다. 이 봄을 그대로 아름답게 그려낼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 노력해 보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