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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이제는 도시락으로 먹어야 한다.

d0u0p 2020. 3.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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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떠오른 윤스맘 도시락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도 그 중 누군가는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고, 마스크를 벗지 않고 밥을 먹을 수는 없으니 당분간은 사들고 와서 사무실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아 먹기로 했다. 뭐 그럴것까지야 있겠냐 싶어도 일단 나 자신도 긴가 민가 의심스러운 골골 컨디션 상태이니 불안한 마음으로 식당에 앉아 먹는 것보다는 밥이라도 마음 편하게 먹고 싶었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도시락 식당이 있어 다행이다.

제일 가까운 윤스맘에서 팀장님은 돼지목살, 나는 깻잎닭갈비를 선택해 들고 왔는데, 돼지목살은 입에 맞지 않았다. 내가 주문했더라도 한 입 먹고 내려 놓고 다른 반찬만 먹었을 것 같다. 다행히 닭갈비는 먹기 괜찮아서 잘 먹었고, 뭐 다른 반찬도 지난 번에 직접 가서 먹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집 밥 반찬 느낌이라 잘 먹었다. 

2019/11/07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윤스맘 도시락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윤스맘 도시락

그냥 도시락 포장만 하는 가게는 아니었다. 2층에 별도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문에서 들여다 보면 포장과 배달을 위한 카운터가 전부인 것처럼 보여서 포장만 가능한 가게라고 생각하고 들어가 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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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생채 너무 맛있어서 좋았다. 밖에서 먹는 무 생채는 왜이리 다들 맛있을까, 알고 보면 무 생채를 좋아하는데 엄마마마님이 잘 못 하시는 건가? 양배추 샐러드로 입가심할 생각으로 아껴 두었다가 나중에 먹었는데 참치맛이라 깜짝 놀랐다. 입가심을 텁텁한 참치맛 샐러드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초록 잎이 많은 샐러드가 더 좋기는 하다. 메뉴를 미리 확인하고 가야겠다. 

윤스맘 도시락 바로 옆 집, 여의도 파스타

윤스맘에서 주문한 도시락을 받으려고 기다리다가 바로 옆에 있는 파스타 식당을 살펴 보게 되었다. 8,000원 언저리의 파스타가 여러 종류 있었다. 팀장님은 나중에 전화해서 포장 가능한지 물어 보겠다고 문에 적힌 전화 번호를 사진을 찍으셨는데, 사실 그 번호 바로 위에 배달과 포장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다. 사람은 원래 자신에게 의미있는 방향으로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이라했다.  

팀장님은 뭘 주문하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상세 메뉴는 들여다도 안보고 아라비아따를 주문했다. 아라비아따는 대충 베이컨이 들어있겠거니 생각하고 주문한 것이었는데, 닭가슴살이었다. 메뉴판을 볼 걸 그랬다. 그냥 닭가슴살이라는 식재료 자체에 호감이 없다 보니 그냥 그랬지만 불에 잘 구워낸 가슴살이라 적당히 먹을만 했다. 다음엔 다른 메뉴를 골라봐야겠다. 폭신하고 따끈한 마늘빵 한 입 곁들여 먹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이드 메뉴가 있었나 다시 살펴 봐야겠다. 포장이면 사실 좀 면을 덜 삶아 주셔도 좋은데, 먹기 좋은 알덴테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뭐 그 알덴테도 다 개인 취향인 것 같다. 나는 정말 면이 톡톡 끊어지는 그 상태에서 씹어 먹는 것이 좋던데, 이탈리아에서 십 년 넘게 살았던 친구는 푹 삶은 면이 좋다며 푹 삶은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 주었었다. 여의도 파스타는 그래도 가격에 비해 정성껏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다. 통 후추 뿌려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사무실에 후추를 좀 가져가야겠다. 

원래는 라면이 먹고 싶었지만 에덴식당

새로 나온 매운 너구리를 먹어 봐야 한다고 계속 별르던 중, 너구리와 김밥을 먹을까 했던 날이었는데 정말 뜬금없이 비빔밥이 먹고 싶었다. 에덴식당은 포장해서 먹을 수 있으니까 주저하지 않고 다녀왔다. 점심시간에는 바빠서 포장도 밀릴 것 같아 서둘러 일찍 다녀왔는데, 전화로도 주문을 받으시는지 대기석에 이미 다른 분들이 주문한 포장 도시락이 나와 있었다.

2019/12/21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에덴식당 자연송이버섯전골

2019/08/22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비빔밥, 에덴식당과 산채마을

 

여의도 직장인 점심 : 비빔밥, 에덴식당과 산채마을

비교가 무색하게 두 집 다 맛있어서 좋다. 산채마을은 옛날 옛적부터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예전에는 몇 번 갔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가 본적이 없었다. 팀장님이 전과 다르게 요즘들어 부쩍 산채마을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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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기름과 맛있는 고추장에 슥삭 슥삭 비벼서 맛있게 잘 먹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반찬을 남겨서 버려야 했다는 것인데, 깻잎이 이미 너무 맛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깻잎이 애매하게 남았고, 남은 깻잎 아까워서 그 한 두장을 집에 싸가자니 헛웃음이 나고 버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밥을 반만 먹어서 깻잎이 남은 것일지도 모른다. 남긴 밥은 팀장님 뱃 속에 있다. 사실 나물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엄마마마님이 해주시는 나물은 왜 잘 안 먹게 되는 것일까?! 엄마마마님의 나물 맛은 천편일률적인 느낌이 있어서 접시 위에 초록잎이 보이기만 해도 지겨운 느낌이다. 기름을 너무 많이 쓰시는 것인지 양념을 과하게 하시는 것인지, 어차피 무쳐봐야 먹지 않는다며 맛 없는 나물만 무쳐주시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엄마마마님의 나물무침과 달리 각각의 나물들이 향이 살아 있고 간이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도토리묵도 그 쌉싸름한 맛이 너무 좋은데, 이모마마님이 가끔 직접 쑤어 가져다 주시는 도토리묵은 왜 밋밋한 것일까, 그 정성 모르는 것은 아니라 주시는대로 먹기는 하지만 그냥 먹을 뿐이다. 자꾸 손이 가는 맛은 아니다. 에덴식당 도시락에 담긴 도토리묵은 남기기 아까우니 맛있게 다 먹었다. 자주 먹기에는 거리가 좀 있어서 약간 아쉽다. 

새우튀김이 생각날 때에는 바르다 김선생

김밥이야말로 요즘같은 때에 요긴한 메뉴라서 자주 먹고 있는데, 마녀김밥도 자주 가지만 그 날 그 날 먹고싶은 맛의 인상이 달라진다고 해야 하나, 바삭하고 고소한 새우튀김이 들어 있고 간이 강하지 않은 새우튀김 김밥이 생각나서 바르다 김선생에서 김밥을 사 왔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가 당근이 이렇게 많았었나 싶기도 하고, 와사비가 원래 들어 있었나 싶기도 하고 예전의 맛과 뭔가 달라진 것 같지만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서로 어울려 신기한 맛이었다. 메뉴판을 들여다 보니 포장 가능한 메뉴가 다양하게 있었다. 골고루 먹어봐야겠다. 

아직 사무실에서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포장 가능한 흑돈가 두루치기 

지난 번에 점심 먹으러 갔을 때, 배민오더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밖에 걸어 놓으셨길래 궁금해서 집에 오는 길에 포장해서 들고 왔다. 사실 볶아서 주시는 것인지 집에서 볶아 먹도록 포장해 주시는 것인지 몰라서 사무실에서 먹어보자 하지는 못하고 일단 집으로 들고와 보았던 것인데, 다 볶아서 포장해 주시는 것이었다. 기본이 2인분이라 입 짧은 나는 집에서 거의 2주동안 반찬으로 조금씩 먹었다. 반은 냉동해서 나중에 먹었다. 

공기밥은 별도로 주문해야 하니 포장하면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천원씩 더 내야 한다. 집에서 먹을 것이라 따로 밥을 주문하지 않았지만 서비스라며 넣어주셨는데 열어 보니 식당에서 먹을 때처럼 달걀후라이가 들어 있어서 반가웠다. 국이며 반찬이며 푸짐했다. 아마 독립해서 살고 있었으면 부지런히 사들고 갔을 것 같다. 혼자 질리게 먹어서 당분간은 생각나지 않겠지만, 이 정도면 밥 추가해서 사무실에서도 먹을 수 있으니 생각나면 포장하러가야겠다. 

일주일 쯤 지났는데, 이제 집에서 김치라도 싸들고 가야 할까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하루 빨리 마음 놓고 식당에 나가서 사먹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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