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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color your journal, 제목만 보고 구매했더니 독일어로 쓰여진 책이 왔다.

d0u0p 2020. 3.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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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일자무식쟁이가 자꾸 독일아마존에서 무언가를 구매하겠다고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광고에 낚여서 수채화 관련 서적을 또 흥미롭게 들여다 보게 되었다. 아마존에서 바로 구매하지는 않았고 혹시 국내 서점에 나와 있는지 찾아보니 검색결과에 보이길래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 이미 수입된 책은 아니고 주문하면 외국에서 보내주는 카테고리에 들어 있었는데 그 또한 두 번 확인하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늘 그렇듯이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주문해 버렸던 것이다. 

3주 쯤 기다려 책을 받아 들고 기뻤지만 그 기쁨은 채 1분도 가지 못했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았다. 제목은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읽을 수 있는 영어인데, 나머지 글자들은 아무리 봐도 읽을 수 없는 독일어들이었다. 

내가 무슨 짓을 했던 것인가 잠깐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차피 그림이 중요한 책이니까 그림만 보기로 하자. 자연물 수채화 책도 담아뒀는데 분명히 그 또한 독일어 책일 것 같아서 고민된다. 정말 그림만 봐도 되는 것일까, 일단 들여다 보기는 했지만 결국 마음대로 아무거나 그려 보았다. 

그냥 펜을 쥔 시점에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을 그렸다. 수채 새연필이 꽤 유용하게 쓰여 좋다. 책은 색연필은 아니고 고체 물감으로 채색하는 내용인 것 같았지만 뭐 어떠하리, 내 마음이다. 영문폰트 장식 서체는 재미있는 게 많아서 일단 서체 연습을 해야겠다. 날씨 표현하는 부분도 재미있다. 

드로잉 잉크를 써서 그리면 좋을텐데 은근히 잉크 꺼내고 씻고 번거로워서 손이 잘 안 간다. 피그먼트 라이너만 잡히는대로 쓰고 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책에 있는 사진만으로도 혹한 부분이 있었는데 처음 보는 휴대용 붓이 있었다. 다빈치 브러쉬였는데, 붓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독일 브랜드라고 한다. 요즘은 천연모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추세이기도 해서 천연모와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살린 인조모 브러쉬라고 해서 마음이 혹했는데, 휴대용이면서 대체로 큰 사이즈만 나와 있어서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웠다. 본격적인 어반스케치를 나간다면 모를까, 아직은 꼭 필요한 아이템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내려 놓는다. 보타니컬 아트용 브러쉬가 더 급하다. 어반이든 저널이든 꼼지락 거리며 스케치, 채색하는 데에는 그냥 워터브러쉬로도 충분한 것 같다. 

일단 곱게 마음을 내려 놓고 빌리샤월의 붓을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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