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판교 현대백화점

d0u0p 2019. 7. 9. 08:10
728x90
반응형

뜬금없이 평일에 휴가를 쓰게 되었는데, 소중한 하루를 특별히 맛이 있었던 음식으로 채워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제는 멀어진 판교 현대 백화점에 오랜만에 가 보기로 했다.

2017/08/08 - [EATING] - 판교 맛집 수불 전복 한치 물회 정식

 

판교 맛집 수불 전복 한치 물회 정식

음? 활전복의 딱딱한 식감일 거라는 예상은 잘못된 거였다! 부드럽게 데쳐져 있었고, 껍데기도 이미 먹기 좋게 잘 분리되어 있었다. 오늘은 특식 먹는 평일이었고, 역시 주말과 다르게 한가롭게 식사할 수 있었다...

d0u0p.tistory.com

2017/06/27 - [EATING] - 현대백화점 판교점 맛집 수불 드디어 한치 물회 정식의 계절

 

현대백화점 판교점 맛집 수불 드디어 한치 물회 정식의 계절

​ 작년 여름에 보양식으로 등장한 것을 보고 여러 번 도전하였지만 유난히 사람 많은 주말이라 계속 실패하였던 그 메뉴들이 다시 등장하였다. 전복 한치 물회 정식 한치 물회 정식 전복장 비빔밥 까지만 기억나..

d0u0p.tistory.com

그렇다. 수불의 물회 정식을 염두에 두고 찾아갔던 것인데 황망하게도 수불은 이미 철수하고 없었다. 더 이상 영업하지 않는다. 대신 코엑스점에도 있는 빅가이즈 랍스터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처음 오픈할 때에는 온갖 새로운 브랜드의 식품으로 흥미를 끌더니 이제는 서울 여느 백화점 구성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는 그냥 판교 주민이 서울에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평준화된 느낌이었고 더 이상 괜한 걸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왔을 뿐이다. 

매그놀리아와 르꾸르구르몽드에서 달디 단 그 무언가를 잔뜩 사 들고 돌아오겠다며 부푼 기대를 품고 갔었는데 이전에 있던 것들이 사라졌으면 좋은 것들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 정도면 신도림에만 가도 다 있을법한 것들이라 기운만 빠졌다.  

그나마 몇 년 전부터 조금 핫해졌다는 크로넛이 있어서 사들고 왔다. 달콤한 그 무언가를 사긴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서울에도 있다. 굳이 멀리 갈 필요 없다. 수불이 사라져서 뭘 먹나 고민했는데 엄마마마님께서 냉면을 찾으셨고, 지하 식당가에는 한솔 냉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특별할 것 없는 그저 그런 맛이었던 기억이 있으니 고층에 있는 식당가에 가서 찾아 보기로 했다. 한식당을 찾아 보던 중 식당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나무 찜기에 있는 무언가를 드시는 분들이 보여서 메뉴를 보니, 언젠가 나 혼자 산다에서 잘 먹는 성훈이 혼자 고기를 어마어마하게 추가해서 먹던 그 메뉴와 같은 것이었다. 

그동안 백화점에 발길을 안해서 몰랐을 뿐이지 체인점이 여러 군데에 이미 많이 있는 세이로 무시였다. 점심 메뉴를 주문하면 이베리코와 우삼겹 편백찜과 비빔국수, 스프와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성훈이 엄청 잘 먹길래 우리도 잘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고기가 생각보나 기름져서 많이 못 먹었다. 엄마마마님과 둘이 2인분 주문했는데 고기도 남고 국수도 남고 야채도 남았다. 맛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맛있는 것도 아니고, 엄마마마님께 다시 드시자고 권하면 대번에 까일 메뉴였다. 하늘만큼 땅만큼 효도하는 마음으로 맞이하신다고 써있지만 엄마의 입맛에는 무엇이 부족했을까, 짠 것이 없다고 타박하셨던 것 같기도 하고 밥이 없다고 하신 것 같기도 하고, 매운 것을 잘 못 드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같이 나와야 밥을 먹었노라 인정하시는 분이라 효도고 뭐고 밥 값 내고 핀잔만 듣고 말았다. 

그나마 뉴오리진(서울에도 있지만 훨씬 비좁고 복닥대던)의 녹용음료를 엄마마마님이 아니라 엄마마마님께서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시는 내가 마심으로써 엄마마마님의 마음에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고기가 과했는지 굳이 달콤한 커피를 드셔야 하시겠다며 녹용은 너나 먹으라고 하시는 바람에 일단 마시고 나서 집에 돌아오기 전에 교보 문고에 들러 다시 커피를 받아 마셨다. 교보문고에서도 카페자우에서 마실 수 있는 음료 쿠폰을 매 월 받고 있는데, 동네 교보 문고에는 카페 자우가 없다. 굳이 먼 서점까지 갈 것 같으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되니까 먼 데는 안가게 되고, 먼 데 안가니까 커피 쿠폰은 쓸 일이 없게 되고 지금까지 한 번도 못 써본 쿠폰을 드디어 한 번 꺼내 썼다. 리뉴얼중이라니까 카페 자우가 생기면 다행이고 아니면 또 영영 공짜 커피는 못 마시는 것이다. 

공짜 커피라면 네스프레소 매장이 있는 백화점이니 네스프레소에 가면 시음을 할 수도 있는데, 지금 네스프레소는 아이스용 캡슐 프로모션 중이었고, 엄마마마님께서는 차가운 음료는 이미 마셨으니 꼭 따뜻한 커피를 마시라며 성화를 하셨으니 어차피 사야 하는 캡슐만 몇 가지 사 들고 나와서 교보문고에 들러 따뜻한 커피를 받아 마셨다. 

백화점에서 뭔가 사기도 했고, 먹기도 했는데, 굳이 시간 내서 찾아간 의미를 찾을 수 없었으니 이제 다시 갈 일은 없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