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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냉면

d0u0p 2019. 6. 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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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두 가지 중 제일 가까운 곳에 있고 고소한 메밀 맛이 가득한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는 광화문 국밥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그 맛이 다시 떠오르고 식욕이 돋는다. 

2019/03/25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역시나 가격이 오른 광화문국밥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역시나 가격이 오른 광화문국밥

새 해가 되고 나자마자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에 선정되었다는 입간판이 나타났고, 그것과는 상관없이 종종 식사를 하러 갔었는데 지난 주에 들러서 계산을 하는데, 팀장님이 그 전에 계산했을 때랑 뭔가 뒷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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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광화문 국밥 (여의도점)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광화문 국밥 (여의도점)

광화문 국밥이 여의도에 생겼다. 양식쉐프가 만드는 돼지국밥이라니 궁금하기도 했고 이 식당이 생긴 건물이 리뉴얼된 건물이라 지하에 새로 생긴 식당들도 궁금했다. 이베리코산 흑돼지와 국내산 돼지의 살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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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떻게 늘 고소하지만 슴슴한 냉면만 먹을까, 어느 날부터 갑자기 가늘고 쫄깃한 면에 달콤 새콤한 냉면이 먹고 싶어졌다. 마침 그 때 삼성생명 빌딩에 새로 오픈한 여러 식당을 둘러 보다가 원래 가려고 했던 일본 가정식 식당인 후와후와는 줄이 너무 길어서 잠시 보류하고, 건너 편에 마주 보고 있는 평래옥에 가 보니 입구에 번호표 기계가 설치되어 있고 회전률이 빨라 보여서 일단 번호표를 뽑아 들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중간에 서서 기다리다가 일찍 부르는 식당으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후와후와보다는 확실히 평래옥이 빨랐다.

2019/05/20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기다림의 난장판인 삼성생명 빌딩 식당가와 또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주말 디저트 타이거슈가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기다림의 난장판인 삼성생명 빌딩 식당가와 또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주말 디저트 타이거슈가

새로 문을 연 지 얼마 안되었던 삼성생명 빌딩 식당가에 여러 가지 식당이 들어왔음을 알게 되고, '후와후와'라는 일본 가정식 식당이 궁금했었고, 기회가 되면 팀장님과 가봅시다 했던 그 곳을 지난 주에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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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층에 크레이지 후라이도 함께 자리잡고 있는데 확실히 SK 디스트릭트와이보다 붐벼서 아마도 당분간은 삼성생명 빌딩까지 가서 뭘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평래옥은 을지로 어딘가에 있다는 말은 들었고 생각보다는 별로라는 말도 함께 들었지만 그래도 인지도 있는 식당이니까 확인은 해 보고 싶었으니 잘 됬다 싶어서 일단 흔쾌히 앉았다. 

테이블에 앉아 보니 의외로 좌우 좌석과 가까워서 구복만두처럼 옆 자리 대화가 여과없이 들려서 정신이 없었다. 반찬을 받았을 때 빨갛게 무쳐진 종류가 두 가지라서 김치를 왜 이렇게 많이 주시나 했는데 하나는 안주 메뉴에 있는 닭무침이었다. 초계탕면이 있어서 닭고기 고명을 이용한 반찬인가 했는데 메뉴를 보니 따로 닭무침이 있었다. 팀장님은 만두국을 좋아하시니 우리는 당연히 만두국과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그 때 그 때 입맛이 달라져서 아주 가끔은 슴슴한 물냉면이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 때는 매콤 달콤 새콤한 비빔냉면을 원하던 때라 비빔냉면을 주문해 보았으나, 원래 평양냉면 전문집이니까 물냉면을 먹었어야 하나 싶을만큼 비빔냉면은 맛이 없었다. 면이 불어 있는 상태인건지 기름장이 문제인건지 약간 들척 끈적한 느낌이 있어서 맛있다 하기에는 애매했다. 가격을 봤을 때 12,000원 내고 또 먹고 싶은 맛은 아니고 오히려 오기가 발동해서 여의도에서 매콤 새콤 달콤한 다른 비빔 냉면을 꼭 찾아 보겠다 결심하고 나왔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평양냉면 맛집 찾아 뜬금없이 혼자 충무로 필동 냉면에 다녀온 적이 있다. 한 여름 삼복 더위 뙤약볕에 줄까지 서서 기다렸다가 먹었는데 슴슴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사진마저 아름답게 나왔다. 광화문 국밥에서 일단 물냉면이라도 먹어둬야겠다. 올 해 시간되면 꼭 다시 필동 냉면 먹으러 다녀와야겠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냉면집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곳에 일호면옥이 있었고, 점심을 이미 먹고 나서 발견했으니 일단 찜만 해 두고 몇 주가 지났다. 팀장님은 이래 저래 냉면을 (일부러 그러신 거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피하셨고,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매콤 달콤 새콤한 비빔 냉면에 꽂힌 터라 끈질기게 냉면 타령을 했다. 그러다가 마음 먹고 일호 면옥을 찾아간 날은 딱 점심 시간이라 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일보후퇴하여 일단 중국집 밍에서 짬뽕을 먹게 되었던 것이다. 

2019/06/27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오랜만에 밍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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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겨우 다음 날 다시 냉면집에 가니 적당히 잠깐 기다려서 식당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대기줄을 확인하고 줄을 섰다. 아주 새로 생긴 식당은 아닌 것 같았는데 식당에 빈 테이블이 보이는데도 들어 오라 안내해 주시지 않아서 줄이 더 길어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일부러 줄을 만드시는 것인지 식당 내에서 정리하고 안내하는 시스템이 불안정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주 오래 전 삼성동 사무실 근처에 있던 조방낙지집을 보는 느낌도 있었다. 분명 아주머니들이 모두들 분주하신데 어떻게 된 시스템인지 반찬이 나오고 메뉴가 나오는데 하세월이 걸려서 신기한 그런 식당이었다. 반면에 일호면옥은 앉는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주문한 음식은 정말 빨리 나왔다.

주문과 동시에 직접 뽑아 냉면을 주신다고 하기에는 조금 빠른 느낌이었으나, 면으로 뽑아서 휘리릭 삶아서 최대한 빨리 나오도록 뭐라도 손을 써 놓으셨을 법은 하다. 애석하게도 만두국은 없었지만 만두를 두 알만 주문할 수 있어서 물냉면과 세끼미 냉면, 만두 두 알을 주문해서 푸짐하게 먹었다. 저녁 늦게까지 배가 꺼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 매콤 새콤 달콤한 비빔냉면의 맛은 굳이 찾아 보자면 속초 코다리냉면과 비슷한 그런 맛을 원했던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비슷한 맛이었다. 어느 냉면 맛이 나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먹고 싶은 맛의 냉면을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을 뿐이었으니 앞으로도 가끔 새콤달콤매콤한 비빔냉면이 당길 때에는 일호냉면에 가야겠다.

세끼미 냉면은 메뉴에 붙어 있는 것을 처음 보고는 급하게 검색해 회냉면과 비빔냉면의 혼합형이라는 것을 알았다. 낯선 메뉴였는데 회무침과 고기를 함께 먹을 수 있다 하니 마음에 들었다. 먹고 싶은 맛의 비빔냉면이기도 했고, 물냉면도 맛이 좋아서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욕심부려 싹싹 먹고 하루 종일 배불러서 힘들었다. 

광화문 국밥 물냉면은 조금 더 밋밋한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광화문 국밥에서는 늘 국밥과 냉면을 함께 주문해 버릇하니 슴슴한 국밥과 슴슴한 물냉면은 심하게 밋밋해서 그런 느낌이 더 과했을것 같기도 하고, 팀장님이 광화문 국밥의 물냉면은 단호하게 거절하셨던 것 같기도 하고 물냉면의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여름에 한 번은 먹어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일호 면옥 메뉴

  • 회냉면 9,500원
  • 물냉면 9,000원
  • 비빔냉면 9,000원
  • 세끼미 냉면 9,500원
  • 냉면사리 4,000원
  • 만두 6,000원
  • 두알만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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