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겹찔레장미 w/LEICA X-1

d0u0p 2019. 6.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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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꺼내 들었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버리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애증의 기계가 되어 가고 있는 라이카를 그래도 써 보겠다고 일단 매크로 필터를 구매해 보았다. 

어느 날 갑자기 들풀과 들꽃 사진을 한가득 잘 찍고 계시는 블로거님에게 감화되었고, 사진들을 보다 보니 렌즈와 카메라가 궁금했고, 친절하게도 사용하는 기기에 대한 설명도 상세하게 해주고 계셨는데 그 중 지금 시도해볼 수 있을 법한 도구가 접사 필터였다. 

정말 옛날 옛적에 필름카메라와 50mm 표준 렌즈 하나만 들고 다닐 때 접사가 왜 필요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진학 시간에 다양한 필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갑자기 접사 필터를 샀고, 그 접사 필터를 꽤 잘 썼다. 3매 1세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필요에 따라 조합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버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집구석 어딘가에 있을 법 하고, 지금 내 라이카는 야외에서 들고 다니며 쉽게 촬영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필터를 추가할 수 있도록 렌즈 둘레에 확장 경통이라고 해야 하나, 일단 여러 가지 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 작년에 CPL필터까지 구매해 두었다는 것이 이제야 떠올랐다. 필터는 샀는데 그 뒤로도 뭘 찍어본 기억이 없다. CPL말고 같은 구경의 UV피터 정도는 어디 있을 것 같은데 그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버렸을지 그냥 있을지 모르는 접사 필터는 49파이 규격일 것으로 기억은 되지만 다시 찾을 길이 없으니 일단 적당한 필터를 하나 구매해 보기로 하고 열심히 골라 보았다. 

종류가 많지는 않아서 선택지는 좁았다. 대신 세트로 구성된 저렴한 브랜드의 필터와 그럭저럭 괜찮은 브랜드의 배율 별로 별도로 판매하는 필터 중에서 선택을 해야 했는데, 렌즈 자체로만도 어마무시하게 좋다는 렌즈가 붙어 있는 카메라니까 아주 조금 더 괜찮아 보이는 것 중에서 최고배율을 구매했다. 중간 버전도 나뉘어져 있는데 예시 사진으로만으로는 선택이 어려워서 일단 제일 높은 배율을 구매했다. 

그리하여 아파트 화단에 피어 있는 찔레인줄 알았지만 찔레는 아닌 겹찔레 장미를 몇 날 몇 일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들고 찾아가 열심히 촬영해 보았다. 

매크로 없이 촬영된 이미지

사실, 매크로로 계속 찍다가 문득 원래 화각은 어떤가 궁금해서 빼고 보니 이러하다. 10배율로 찍으면서 원래 아이폰과 모먼트 매크로로 촬영하던 것보다는 초점거리가 애매하게 멀다는 느낌이 있어서 불편했는데, 필터를 뺴고 보니 뭐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배율을 사서 연결하면 다섯배 X 열배 이렇게 더 높아지는 걸까, 일단 10배율짜리 필터의 전면으로는 필터를 더 이상 추가할 수 없게 마감되어 있는데, 다른 배율 렌즈 모양이 살짝 달랐던 것 같긴 한데 확실치 않다. 한 번 더 확인해 봐야겠다. 

그러나 제일 문제는 이제 이 라이카가 고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교환 커버 쪽에 이미 걸쇠같은 플라스틱이 깨진 상태이고 플래시가 잠기지 않는다. 잠기지만 않는 상태면 괜찮은데 그게 그러니까 닫힌 것 같긴 한데 기계적으로는 켜져 있고, 촬영했을 때 플래시가 오토로 되어 있으면 닫힌 상태에서 플래시가 터지는 상태라 촬영할 때 물리적으로 프래시 머리를 꾹 눌러서 꺼진 상태로 만들어 촬영하고 있다. 

정말로 AS를 받으러 가야할 떄는 된 것 같은데, AS를 받는다고 잘 쓸 것 같으냐면 또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고민이다. 

찍어놓은 사진들을 보니 여전히 좋긴 좋다. 해상도도 아직은 쓸만한데 불편함을 감수하고 들고 다닐 수 있을까, 수리하지 말까, 수리할까, 모르겠다. 

이후 사진은 적당히 크랍한 이미지들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초점이  나간 것도 있고 수월하지는 않았다. 여전이 자동초점 잡는데 시간이 걸리고, 저장하는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필름 카메라처럼 인화까지 기다리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하며 써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내친김에 주말 공원에는 다른 카메라를 들고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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