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받으러 다니는 중에 친구를 기다릴 곳을 찾다가 분위기 묘한 매장을 발견해서 들어가 보니, 29CM의 오프라인 매장인 것 같았는데 원래 하나은행 지점이다. 요즘 지점별로 다양한 스타일의 컬처 뱅크를 운영중이고, 반갑게도 이 곳은 29CM와의 콜라보 매장이었다. 게다가 앤트러사이트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이제는 갈 때마다 방앗간처럼 들르고 있다.
라운지를 채운 가구들은 29CM에서 판매중인 가구와 소품들이라 온라인으로 보고 궁금했던 제품들을 직접 볼 수 있다. 공간 면적에 물리적 제한이 있으니 모든 제품이 다 있을 수는 없어서 약간 아쉽기는 했다. 그리고 한 쪽 벽면에는 식료품이랄까 한정적이지만 29CM에서 취급하고 있을 법한 다채로운 제품들이 있었는데, 그 중 눈길이 가는 것이 제주에일 및 ARK 맥주들과 요괴라면이었다.
지난 해 부터는 서울에서도 팔게 될 것이라고 듣긴 했지만 직접 보기는 쉽지 않았었는데, 여기서 보니 반갑기는 했다. 제주 펄롱 에일의 새로운 패키지의 한글 서체는 정말 낯설고 아쉽다. 영문일때의 그 감성이랑 너무 다르다.
2018/06/22 - [TOURING] - 제주 2017 줄서고 먹고, 줄서고 먹고, 겨울 밤도깨비 여행이지만 낮도깨비 여행
이게 정말 세리프체와 산세리프체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인지, 그냥 한글 서체가 못 생긴 것을 잘 못 고른 것인지 모르겠다. 두꺼우면서도 세리프가 있고 원래의 영문 서체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서체가 있었을 법 하고, 없었다면 사실 저 정도는 일반 서체를 그냥 쓰는 게 아니라 디자인을 새로 해서 넣었어야 하는데, 그냥 성의가 없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매장에서 정말 눈에 잘 들어 오는 요괴라면을 보고 한참 망설이다가 세 종류 정도 사들고 왔다. 포켓몬은 조카들이 아직도 좋아하고 크림카레맛이라니 아이들에게 괜찮을 것 같아서 샀고, 새빨간 색 두 가지는 내가 먹으려고 샀다. 크림 종류는 취향이 아니라 관심이 없었고, 봉골레맛은 궁금하기는 했지만 가방이 작아서 더 이상 살 수 없었다.
도대체 이 신기한 이름의 라면이 무엇인가 찾아 보니 또 그 수요미식회가 나온다. 기존의 라면과는 차별된 개념이니까 소개 했었나 보다. 블로그 검색 결과는 맛 없다는 의견이 반, 괜찮다는 의견도 반이라 맛이 더 궁금해 졌는데, 인터넷에서는 벌크로만 구매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낱개로 살 수 있으니 일단 맛을 볼 생각으로 소극적으로 하나씩만 들고 와서 끓여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요괴라면 매운볶음면
매운맛 볶음면을 먼저 먹었는데, 가끔 자극적인 맛이 필요할 때 불닭 볶음면이나 짜왕매운맛을 먹지만 두 라면 모두 심하게 자극적이라 부담이 없지는 않았는데, 요괴라면은 그 보다 조금 덜 맵고, 덜 달아서 마음에 들었다. 다른 친구는 요괴라면도 먹고 나서 위에 자극이 심해서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 친구는 불닭볶음면도 잘 안먹는 편이니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반면에 불닭이 자극적인 걸 알고, 실제로 불편하지만 참고 먹는 나에게는 적당히 맵고 편하게 느껴졌다. 맛에 있어 절대 진리가 있을 수가 없다. 내가 좋으면 좋은 것이다.
요괴라면 국물떡볶이맛
국물떡볶이맛은 조금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는 맛이긴 했는데, 나쁘지 않아서 이번 주에 매운맛 볶음면과 각각 하나씩 더 사왔다. 국물 떡볶이의 느낌이 나긴 하는데, 집에서 라볶이 막 만들어서 별로 맛 없지만 그냥 먹어야 하는 그런 맛이랄까? 원래 국물떡볶이 먹을 때의 그 훙덩한 국물은 별로 안 좋아해서 설명서에 있는 물량보다 적게 넣었다. 오뎅을 좀 더 넣으면 적당히 먹을만 할 것 같기도 하다. 두 라면 모두 면이 얇은 편이라 끓이는 데 익숙치 않아 원하는 만큼의 꼬들거림을 만들지 못했다.
오늘 다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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