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추석기념 파카 조터 만년필 구매기

d0u0p 2018. 10. 1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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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지만, 단종되었던 파카 조터의 만년필이 올 해 다시 출시되었는데, 하필 새로 나온 그 만년필을 추석 연휴 한가한 틈을 타 서점에 들렀을 때 만나게 되었고, 시필용으로 꺼내 놓은 만년필을 쥐어 보았는데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 가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조금씩 사 모은 만년필이 이제는 제법 종류가 여러가지가 되었는데, 물론 아주 비싸고 귀한 것은 거의 없다. 그냥 만년필로 글을 쓰고 싶어서 이런 구매가 시작되었고, 심지어 시작은 캘리그래피용이었는데 쓰다 보니 캡이 불편해서 노크식에 혹했다가, 새로 산 노크식 파이로트 만년필은 너무 세필이어서 적당히 필기감 좋고 내 손에 잘 맞는 비싸지 않는 것을 찾아 다녔다. 또 물론, 비싼 것도 구매하기는 했지만, 너무 두꺼워서 필기용으로 적합하지 않아서 자주 쓸 일이 없어서 아쉽다. 

쓰다 보니 지금 쓰고 있는 것 중에 가장 손에 잘 맞고 마음에 드는 글씨가 나오는 것이 까렌다쉬 849였는데, 한 자루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색상의 잉크를 넣어 쓰거나, 아주 약간 가늘게 나오면서 까렌다쉬로 쓸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새 만년필을 찾고 싶다 생각만 하던 중이었는데 서점에서 우연히 파카 조터 신제품 만년필을 만났고, 막상 구매한 만년필은 써보니 시필용보다 굵게 나오는 느낌이고, 잉크가 아직 끊기면서 나오는 느낌이 가끔 있지만 처음 시필했을 때에는 정말 이거다 싶었다. 가격도 3만원대였으니까, 이 정도쯤이면 가볍게 하나 살 수 있는 가격이어서 고민하지 않고 샀다. 심지어 한가한 연휴에도 책을 싸들고 나와 몇 글자라도 보려고 노력한 내가 기특하기도 했으니까 주저하지 않고 샀다. 

집에 와서 다시 검색해 보니 2만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한 것인데, 잉크를 하나 끼워서 싸게 주는 것처럼 POP가 구성되어 있었던 것에 낚였던 것 같다. 그냥 제 값의 만년필에 제 값의 잉크를 함께 산 것과 마찬가지였지만 뭐, 쓰던 잉크도 바닥나고 있으니 나쁠 것 없다 싶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검정색과 은색 바디 말고도 빨강과 파랑도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약간 선택장애가 오기는 했다. 심지어 빨강과 파랑이 바디에 분명 에노다이징이라는 전기증착도장일 법한 방법으로 도장이 되어 있어서 숨멎을 뻔 했다가, 일단 기본 은색바디를 집어 들고 왔는데 빨강을 하나 더 살까 문득문득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필기하다가 색상이 부족하다 싶을 때가 되면 서점에 다시 달려갈 수도 있다. 

처음에는 잉크 흐름이 좋지 않아서, 조터 볼펜을 샀을 때 처럼 망했나 걱정을 하기는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까렌다쉬보다 많이 쓰고 있다. 

망한 조터 볼펜 구매기 = 2017/06/14 - [WRITING] - 볼펜 필기감 비교 : 모나미153, 파커, BIC, 까렌다쉬

다만 캡을 닫을 때 닙이 잘 못 들어가서 낑겨지게 될까봐 나도 모르게 조심하게 된다. 무게 중심도 좋고 작은 내 손에 적당히 작아서 쓰기 편하다. 까렌다쉬는 아직도 쓰다 보면 중간 부분이 돌돌 돌아가서 가끔 불편한데, 잘 못 뽑은 것인지 원래 그 만년필이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걸 알아보겠다고 같은 만년필을 더 살 수는 없다. 사실, 필기감이 좋아서 한 자루 더 살까 생각 안해 본 것은 아니지만, 8만원이나 주고 샀는데 또 돌돌이를 사게 되면 마음이 안 좋을 것이기도 하고, 컬러가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사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로즈골드 정도로 새 버전 나오면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냥 쓰는 즐거움에 뭐라도 쓰고 있기는 한데 장기기억속에는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고, 인출도 잘 되지 않으며 재생에 곤란을 겪고 있고 감각적으로 신나게 필기만 하고 있다. 굳이 단차같은 거 확인하겠다고 모먼트 렌즈도 꺼내 들어 보았으나 봐도 모르긴 하지만 눈에 띄게 틀어 졌다면 정말 제대로 써지지 않는 지경이었을 것이고, 그렇다 한들 내 손으로 고칠 방법도 없는데 이 무슨 무의미한 짓인가 싶기도 하다. 까렌다쉬는 약간 50:50이 만 맞는 것 같은 느낌이기는 하다. 애초부터 똑바로 써 내리면 잉크가 잘 안나와서 약간 틀어 쥐고 쓰고 있는데, 오히려 그래서 글씨체가 더 나은가 싶기도 하고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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