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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맛집 : 디스트릭트와이 플린트

d0u0p 2018. 5. 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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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있어서, 맛집으로 분류하고 싶지만, 분위기는 쎄한 집이다. 다들 파스타가 맛있다고 하여 사촌 동생이 주말에 가 보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아서 못 먹어서 아쉽다며 가 보고 싶다 하여 처음 갔었다. 먹어 보고 싶었던 우니 오일 파스타와 감자 페코리노 크림치즈 뇨끼, 팬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의외로 페코리노 크림치즈 뇨끼가 매우 맛이 있었고, 우니 오일파스타는 적당히 생각했던 만큼 맛이 있었다. 

다만 첫 방문이 토요일 오후 한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 서빙하시는 분이 무려 세 번이나 세시 반부터 브레이크 타임인데 괜찮으시겠냐고 반복해서 물어서 인상이 좋지 않았다. 음식이 나오고 파스타 먹는데 두 시간 이상이 걸리나? 매장에 들어서자 마자 한 번, 메뉴판 건네면서 한번, 주문 받으면서 또 한 번 물었다. 처음 물었을 때 그 정도면 여유가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자리에 앉은 것인데 거푸 묻는 건, 빨리 먹고 나가달라는 의미밖에 안되지 않은가, 수다가 길었어도 음식을 먹기를 다 마친 시간은 세시 전이었다. 음식이 조금 남은 접시도 빨리 가져 가 치우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팬케이크는 안 드시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뭐 이런데가 있냐며 다시는 안갔어야 하는데 다시 갔다. 그 인상이 잘 못 되었을 수 있고, 파스타 종류는 맛이 있었으니까, 팀장님께 소개해 드리고점심 맛있게 먹고 싶어서 갔다.  지난번에 먹었던 감자 뇨끼를 다시 주문했고, 피스타치오 페스토 쉬림프 파스타를 주문했다. 하나는 토마토 베이스를 주문했어야 하는데 메뉴판을 앞 뒤로 열심히 보았지만 토마토 베이스 파스타를 찾지 못했다. 있는데 못 찾은 것인지 원래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조명을 갖춰 놓아 분위기는 괜찮다.

대 부분의 식당들은 음식을 볼 때 식욕을 돋게 하는 느낌의 조명을 사용하고 실제 음식을 볼 때 맛 있게 보이는데, 이 조명은 인테리어를 빛내주기는 하지만 이 조명들이 일단 음식을 빛 내주지는 않았다. 녹색기운을 띄고 있는 것인지 음식이 칙칙해 보이고, 대부분 간접 조명이라 테이블 위가 어두워서 침침한 인상도 있었다. 

무엇보다 종업원들이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두 번 째 방문에서도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고 이제 더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억지 미소를 띠고 감정 노동을 해야 할 것을 강요하게 되는 것인가 싶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카운터 매니저나 홀 서버나 그들의 '어서오세요' 인사에는 '뭐하러 왔냐'가 묻어 있었고, 그 감정이 애매하게 섞인 그들의 태도가 유쾌하지 않았다. 서빙하시는 분은 우리가 테이블에 앉고 나서도 멀뚱하게 서 계시다가 매니저가 등떠밀자 그제야 주문을 받으러 오셨다. 엄청난 사회 초년병이었을까, 나이라도 확인했어야 하나, 억지 미소 말고 그냥 하실 일을 하시기를 바랄 뿐인데, 돈 내고 밥 먹으러 왔고, 그 돈으로 월급 받으시는 분들이 '나는 일하기 싫어요'라고 온 몸으로 표현하시고 계시는 상황이라 불편했다. 

사촌동생이 주말에 방문했을 때 자리가 없어서 못 먹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사실 "쫓겨났다"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그 표현도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 같다.  

맛이 있어서 불편한 가격은 감내할 정도는 되지만,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먹고 싶지는 않다. 내 돈 내고 밥 먹는데 마음대로 물도 못 마실 분위기랄까, 뭐 이제 파스타는 다른 집에서 먹으면 되지만, 그 분들은 스스로 유쾌하게 일하시면 좋겠다. 사실 이 식당 외에도 최근에 갔던 미용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끼리 서로 배척하는 분위기와 서로 안 보이는 데에서 얼굴표정으로 불만을 내 보이는 상황을 보았을 때에도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이 미용실은 곧 닫거나 사람이 바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며 그 공간 안에서 느껴지는 암울한 분위기 때문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이 식당도 손님에게 보여지는 태도가 다가 아닐 수 있고, 그 공간 안에서 그들끼리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손님에게 그 분위기가 전달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그에 앞 서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일터가 그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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