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눈티를 찾아 헤매이기 전에 로네펠트 티하우스에 종종 갔었는데 왠일인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처음 로네펠트 티하우스를 알게 된 건 이찬오 셰프가 정찬 11코스 디너를 선 보이던 예전의 운중동 로네펠트 티하우스였고, 그 때는 차보다는 같은 셰프의 요리인데 런치코스는 비교적 저렴하게 코스로 즐길 수 있고 티까지 잘 차려져 나온다 해서 찾아 갔었다. 처음은 예약없이 갔다가 물먹고, 광복절에 맞춰 예약해서 찾아가서 잘 먹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 때 뭔가 무리하게 움직이는 일이 많았는지 스테이크를 반도 못 먹어서 주방에서 요리에 문제가 있는가 싶어 뛰어 나왔었는데, 스테이크 누린내가 있긴 했었는데 그게 진짜 컨디션이 이상했었던 건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컨디션 이상 정도가 뭐 적당히 드러눕는 몸살 정도가 아니라 다음 날 응급실에 기어 가고 휠체어에 실려 검사를 받을 정도로 안 좋았었기 때문에 요리는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 괜스레 미안하기도 하다. 본인의 요리가 반 이상 남겨져서 돌아왔으니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적당히 요리가 이상해서 먹지 않은 건 아니라고 했는데, 냄새보다는 유난히 뭔가 음식이 안 들어가는 상태였던 것 같다. 죄송하다며 치즈 플레이트를 서비스로 주셨으나 내 컨디션이 문제인 거라 디저트로 나온 티와 과일만 좀 더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아서 아쉽긴 하다. 동네가 한적하기도 하고 점심코스도 좋고 차 마시기도 좋고 분위기도 참 좋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판교 메리어트 호텔 1층에 새로 문을 연 로네펠트 티하우스를 만나게 됐고, 오며 가며 쏠쏠하게 맛 있는 차 많이 마셨다.
처음 만난 2인 셋트
달지 않고 새콤한 버몬트레모네이드와 얼그레이 에클레어
아유르베다 마카롱 + 얼그레이 마카롱 + 차이 에클레어, 그리고 이 날은 소프트 피치 아이스티와 이퀼리브리엄을 마셨다.
2인 티 세트를 주문하면 에클레어 하나와 마카롱 두 개, 그리고 각자 차 한 잔씩을 고를 수 있다. 처음 친구랑 들러 세트를 주문하고 기분이 좋았다. 배 부른 디저트보다 에클레어와 마카롱 정도가 티푸드로 적당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하게 먹고 싶을 때도 있으니 아직 애프터눈티를 더 찾아다닐 예정이다. 에클레어 식감이 좋다. 가끔 배 부르게 먹기는 싫고 기분 좋은 군것질 거리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디저트이고, 마카롱보다 조금 덜 달고 살짝 포근하면서 촉촉한 느낌인 에클레어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주변에 에클레어 가게가 있다 하면 부득불 길을 돌아 들러 보기도 했다.
빠따슈의 앙증맞은 에끌레어
빠따슈의 초코 에클레어
에클레르 바이 가루하루의 에클레어, 모양이 덤덤하게 담백한 크림이 올려진 것이 레몬 에클레어인데, 훨씬 맛있었다.
가로수길에 있는 빠따슈 = 파토아슈의 에클레어는 원래 에클레어의 반 사이즈라 정말 앙증맞고 아름답고 맛있다. 한 입에 쏙 넣을 때 너무 기분이 좋다. 맛으로 치면 경리단길의 에클레르 바이가루하루가 최고였던 것 같다. 뭐, 세 군데밖에 안되서 비루하지만 순위를 매겨보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제는 이 세 군데 모두 주거지에서 찾아 가려면 꽤나 복잡해서 먹기 힘들다. 로네펠트 티하우스는 서울에도 있지만 그래도 거리가 멀다. 어디 동네 에클레어 잘 하는 집 좀 없나 동네를 뒤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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