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여의도 직장인 점심 : 3주차, 이제는 조금 지겨워진 다이어트 메뉴

d0u0p 2021. 12. 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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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박모씨처럼 아점으로 아바라 한 잔만 마시는 것 까지는 언감생심이지만 그간 꼼꼼하게 열량 확인하면서 먹고, 운동한 덕분에 아주 조금씩은 감량이 되고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식단을 챙기고는 있지만 그 과정은 번거롭고 고되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은 보겠다는 마음으로 적는다.

월요일 : 키토새우튀김 김밥보다 묵직한 매운멸추김밥 300g, 432kcal

바르다 김선생의 키토 새우 튀김 김밥은 밥 대신 들어 있는 달걀 지단이 하늘하늘한 느낌이라 그런지 밥이 들어 있는 김밥보다 무게도 덜 나가나 보다. 매운 멸추 김밥은 계량해 보니 300g이나 되었으나, 뭐 열량은 괜찮은 편이었다. 매콤하고 짭조롬해서 좋다.


화요일 : 고민스러웠던 점심 외식이었지만 슬기 만점 메뉴, 총 409kcal

차마 저울을 식당에 들고 갈 수는 없어서 그동안 계량했던 경험을 되살려 어림짐작했으니 계산된 열량보다 조금 더 높을 수는 있지만, 참돔 스테이크 정도면 열량이 높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에 참돔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그 덕에 총 열량을 낮출 수 있었다. 한 해를 마무리할 겸 오랜만에 사촌을 만나 외식을 하기로 했던 터라 양 껏 먹지는 못해도 닥치는대로 다 먹어주리라 생각하고 나갔지만, 메뉴판 앞에서는 다시 한 없이 소심해져서 제일 열량이 낮아 보이는 참돔 스테이크를 선택했다. EATALY에서 피오렌티나를 먹어 보고 싶은데 그 날이 올까 모르겠다. 먹어도 120g 정도만 먹고 싶은데 피오렌티나는 550g이니까, 팀장님이 430g 정도 드실 수 있겠냐고 미리 물어보고 약속해야겠다. 그러나 이털리는 여전히 대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둘 다 휴가를 쓰지 않는 한은 점심 한 끼 가볍게 먹는 일은 불가능하다. 피오렌티나 까이꺼 못 먹어도 그만인 걸로 하자.

포카치아는 네 덩어리 중 딱 한 덩어리만 먹었고, 문어 감자 샐러드는 아무래도 문어 세비쳬와 비슷한 메뉴이니까 문어 세비쳬로 적당히 계산했는데 역시 감자는 먹지 않았고, 문어와 채소 위주로 먹었다. 오징어 튀김은 두 개 쯤 먹었을 것 같고 새우 튀김은 킹프라운 하나, 작은 새우는 하나 먹었을까 두 개 먹었을까 순식간에 먹어 치워서 그랬는지 몇 개를 먹었는지 기억에 없다.

참돔 샐러드는 토마토 소스를 곁들여서 한 덩어리를 먹으려 했으나 뻑뻑한 식감 때문에 다 먹지 못했다. 그렇다고 또 엄청 남기지는 않았고 거의 다 먹었다. 80그램으로 넣었지만 무게는 더 나갔을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전체적으로 500kcal 언저리에서 적당히 먹었으니 일단 합격, 백화점도 뽈뽈거리며 돌아 다니고 저녁에 운동까지 챙겨서 해서 후식으로 바닐라 플랫을 마시는 것 까지도 용납 가능한 날이었다.


수요일 : 아슬아슬하게 겨우 맞춰 먹은 자만추 김치만두와 컵누들 492kcal

추천 열량은 493kcal였는데 탄수화물 비중이 꽤 높지만 그래도 근사치에 아주 잘 맞춰 먹어서 기분은 좋았다. 김치만두를 포장하고 컵라면을 사러 가서는 이 라면 저 라면 들었다 놨다 하면서 심사숙고 끝에 컵누들을 들고 왔다. 고작 120kcal밖에 안되는 이 컵누들 조차도 더 먹어도 괜찮을지 고민이었다. 김치 만두 칼로리를 일단 부랴부랴 확인해 보기로 했는데 총 여덟개의 만두 중에 하필이면 중량이 꽤 나가는 놈을 골라서인지 하나만 꺼내서 계량하고 여덟 배를 해 보았다가 나온 숫자에 흠짓 놀라서 결국은 만두를 전부 다 꺼내서 다시 재 보았다.

만두와 컵누들 열량을 계산하고 보니 단무지도 많이 먹을 수 없었다. 욕심내서 한 봉지 더 얻어 왔는데, 한 봉지만 먹어야했다. 다이어트란 단무지 마저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것이었단 말인가,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는 것도 참 용하다.

2021.11.01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코끼리 만두는 없는 여의도에서 김치 만두 먹기

 

여의도 직장인 점심 : 코끼리 만두는 없는 여의도에서 김치 만두 먹기

그렇게 맛이 있어서 줄을 하염 없이 서고, 운 좋으면 남은 한 팩을 구할 수 있다는 코끼리 만두가 여의도에는 없다. 매장에 직접 가서 주문을 하면 한 달 반 후에 택배로 받을 수 있다 하고,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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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 에덴식당 산나물 비빔밥 430kcal

밥은 당연히 반만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나물은 다 넣었다. 청국장은 일단 다 재고 남은 양을 빼니 60g정도였고, 도토리묵은 맛있으니까 남기지 않았고, 양배추는 입가심으로 두 입 정도만 먹었다. 밥이 반이니까 고추장을 덜 넣었어야 했는데 욕심껏 다 넣었더니 조금 짰다. 

255g 중에서 건더기를 거의 먹고 나니 194g 남은 청국장
나물 90g / 참기름 12g / 고추장 24g
나물 90g + 밥 90g / 도토리묵 66g

간장 달걀도 노른자는 팀장님이 드시고 흰자만 먹었고, 굳이 보태 계산하지 않아도 그냥 이 정도면 과하게 넘치지 않았으니 잘 먹었다고 봐야 한다. 아, 에덴식당 포장메뉴는 원래 만원이었는데 천원이 올랐다. 이제 포장도 만 천원이다.



금요일 : 또 외식, 창고 43 창고 스페셜 중량은 다행히 150g, 411kcal

팀장님네 경사난 날이라 한 턱 얻어 먹기로 했다. 앗싸, 축하합니다! 고기는 다 먹고 된장밥은 깨작깨작 먹었다. 차마 식당에 저울을 가져갈 수 없어서 눈대중으로 중량을 적었다. 열량이고 뭐고 비싸서 못 먹는 고기니까 고기는 다 챙겨 먹었다. 

지금 보니 감자를 빼먹었는데, 감자는 슬라이스 하나에서 반만 먹었다.  기름에 구운 감자가 어찌 맛이 없을 수가 있으며 어찌 맛을 안 볼 수 있을까, 그야말로 맛만 봤다. 깍두기 볶음밥만 먹다가 다들 된장말이 밥도 맛있다고 하길래 먹어 보기로 했는데, 맛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을 원래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그냥 남의 스타일 메뉴였다. 

다음부터는 그냥 다시 깍두기 볶음밥으로 먹어야겠다. 열량이고 뭐고 창고에서 먹고 싶은 만큼 채워 먹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월급쟁이들에게는 사치스러운 메뉴다. 일년에 한 번만 먹자. 기운 없을 때 딱 일인분만 먹으면 아주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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