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 드디어 커스텀 샐러드에 도전, 잇샐러드, 알쏭달쏭한 열량, 대략 405kcal
커스텀으로 원하는 재료를 넣었더니 가격은 비싸지고 양은 확 줄어서 칼로리가 낮아졌다. 뭘 잘 못 했을까? 만 오천원이나 냈는데 한 끼에 다 먹어 치워도 배가 부르지 않은 부실한 샐러드가 만들어졌다.
일단은 2,500원이나 더 내고 아보카도를 넣었던 것이 실패의 주된 원인이었던 것 같은데, 아보카도는 아무리 찾아 보아도 1/4 개도 안 들어 갔을 법한 양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마트에서 아보카도 사다가 숭덩 숭덩 넣어 먹고 싶지만 또 그렇게까지 열의를 보일 의지는 없어서 다음부터는 양도 적고 비싸기만 한 악마의 과일을 넣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전체 중량을 일단 재고 나서 선택한 재료를 적당히 분배해 넣어 열량을 계산하느라 골치 꽤나 아팠다. 루꼴라도 사실은 30그램이나 들어갔을 것 같지 않다.
이미 다 재료가 썰려 있어서 새우도 사실 몇 개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이며 아몬드 역시 몇 알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인데 그 어떤 재료도 푸짐하게 들어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리프레시를 주문해서 먹었을 때는 오동통한 새우가 온전히 한 몸으로 붙어 있어서 몇 마리인지 셀 수 있었는데, 커스텀에 넣은 새우는 아무리 뒤적거려서 짐작해 봐도 같은 양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커스텀 샐러드는 다시 먹을 일이 없겠다. 모아두었던 포인트 써서 일부 결제했으니 망정이지 제 값 다 냈으면 정말 분할 뻔 했다.
화요일 : 찜찜했던 속을 확 풀어준 해동복국, 복매운탕 322kcal
엄마마마님과 갑자기 점심을 함께 했다.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고 근처를 지날 때 마다 늘어서 있는 긴 줄을 보고 궁금해 했었던 해동복국을 드디어 가 볼 수 있었다. 엄마마마님께서 밖에서 흔쾌히 외식하실 때 잘 드시는 메뉴 중 하나가 복국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엄선해 보았더랬다.
날이 추워서인지 줄이 길지 않았는데, 엄마마마님과 남동이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착석을 할 수 없어 바깥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려야 했다. 문제는 앞 서 방문한 손님이었던 나는 줄을 먼저 서 있었지만 규칙이 있음을 몰랐고, 나중에 방문한 손님은 일행이 모두 도착하면 먼저 들어갈 수 있다는 규칙을 알고 있었는데, 누가 미리 알려주지도 않은 상황에서 넋놓고 기다리고만 있었더니 나중에 등장한 방송국 직원일 법한 그 손님이 먼저 와 문 앞에 서 있던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어 입장할 기세로 세 명이라 알리고는 눈치가 보였는지 그제야 들릴듯 말듯한 소리로 일행이 다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본인의 일행에게 설명을 하고 멀리 있던 일행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이 불쾌하기 그지 없었다. 식당 안에 테이블이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행이 모두 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리에 앉을 수도 없고, 메뉴 주문도 먼저 할 수도 없었다.
다행히 즐거운 자리였으니 불쾌함과 추위는 금세 잊고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더 다행이었던 것은 복국의 열량이 매우 만족스러웠다는 것이다. 단백질 섭취량도 높아서 좋았고, 엄마마마님과 남동이는 담백한 지리로 먹었고 나만 칼칼한 매운탕으로 먹었는데, 왜 해장할 때 찾으시는지 알 만한 맛이라 또 좋았다. 칼칼함과 시원함의 완전체인 메뉴랄까, 감기 기운 있을 때 먹으면 감기가 똑 떨어질 것 같다.
수요일 : 일주일에 한 번은 떡볶이가 필요해, 현선이네 베이비 세트 1/2 430kcal
앱에서 포장 주문이 가능했을 때에는 적정량으로 주문했었던 것 같은데 메뉴를 눈으로 볼 수 없어 그랬는지 둘이 어떤 메뉴를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무턱대고 베이비 세트를 하나만 주문했더니 양이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탄수화물 가득한 떡볶이라 다른 메뉴들과 함께 반만 챙겨 먹었는데 430kcal였다.
떡볶이 다섯 알이 130kcal였고 순대, 튀김, 꼬마김밥 반씩 먹은 걸 합쳐 보니 430kcal, 무엇보다도 탄수화물 섭취량이 압도적으로 높아 위험한 메뉴지만, 그래도 가끔은 필요하다.
떡을 현미떡으로 바꿔 먹으면 칼로리도 낮아지고 여러 모로 좋다던데, 뭔가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다.
목요일 : 여전히 포장도 바쁜 본도시락, 오리구이 냉채샐러드와 핫 윙 두조각 404kcal
도시락은 여전히 열 한 시 반에 주문해서 열 두 시에 받아 왔다. 조금 더 빨리 주시기도 할 것 같기는 한데 어차피 점심 시간은 열 두 시부터니까, 그냥 열 두 시에 맞춰 받기로 했고, 그 시간에 맞춰 잘 받아 왔다.
훈제 오리와 매콤한 겨자 소스 냉채 샐러드, 버섯 볶음까지 아주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훈제 오리가 부분 부분 질겨서 곤란했던 것 빼고는 열량이나 영양소 구성이나 모든 것이 완벽한 식사였다. 미리 메뉴를 찾아 봤을 때 오리 양이 적다고 해서 열량을 확인해 보고 추가로 먹으려고 핫 윙도 함께 주문했다.
먹을 만큼만 덜어서 미리 중량을 잰 것이라 원래 전체 중량과 다를 수 있다. 맛 좀 보시라고 조금 남겨 팀장님 덜어드리고, 먹을 양만 담아서 계산했다.
맛도 있고 완벽했는데, 또 먹겠냐고 하면 왠지 또 모르겠다. 핫 윙을 빼고 먹으면 약간 양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또 매번 뭔가를 추가해서 넣기는 번거로운데다가 사이드를 추가하고 나면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 약간 애매하다. 그냥 반상 메뉴에서 먹는 게 낫겠다.
금요일 : 운동할 각오로 먹은 피자 세 조각 590kcal
본 도시락에 들렀다 오면서 새로 이사한 피자 알볼로를 발견했으니 내친 김에 다음 날은 피자를 먹기로 했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높아서 그렇지 다이어트 중에 꼭 못 먹을 메뉴는 아니지 않나, 적당히만 먹으면 괜찮겠지 싶었다.
앱에서 찾은 열량이 너무 믿겨지지 않아서 부지런히 검색을 해서 찾아 보니 쉬림프&핫치킨골드 피자 라지 사이즈 한 판의 전체 열량과 중량이 나와 있었다. 전체 924g에 2,700kcal, 라지 사이즈에서는 한 조각 당 225kcal라고 나와 있고, 앱에 있는 데이터에는 한 조각이 227g이고, 227kcal라고 나와 있었는데 그걸 또 믿지 못해서 굳이 100g 당 열량으로 다시 계산했다. 앱에 있는 데이터가 사용자들이 직접 넣은 경우가 있어서 단위나 영양소 구성이 이상할 때가 있어서 여러 번 확인하고 있다. 한 조각이 227g이라고 적혀 있고 227kcal라고 되어 있는 항목을 선택하고 나면 다시 한조각을 96g으로 계산해서 조각 단위로 칼로리를 계산할 수도 있고 그램으로 환산해서 계산할 수도 있게 되어 있으니 너무 혼란스러웠다. 96g 한 조각을 기준으로 세 조각 열량은 680kcal 정도 되니, 세 조각은 먹을 수는 없겠다는 판단이 섰는데 미리 꼼꼼히 따지지 않았으면 목록만 보고 227g에 227kcal니까 500g을 먹어도 문제 없겠다며 신나게 먹었을지도 모른다.
목록에 적힌대로 계산하면 100g에 100kcal인 상태라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라지 한 판 924g이 2,700kcal일 때 100g 당 열량은 대략 292kcal가 나온다. 아마도 100g 당 292kcal가 맞다. 앱에서도 사실 그람으로 계산하면 비슷한 값이 나오기는 했다. 누군가 목록을 만들면서 부연 설명을 달아 놓았던 것인데 그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조각 사이즈가 들쭉 날쭉해서 작은 조각과 큰 조각을 섞어서 세 조각 까지 계산하니 590kcal였고, 저녁까지 먹고 나니 하루 권장량에서 100kcal 정도 넘긴 상태가 되었으니 신나게 운동을 했다.
그나마 제로 칼로리 콜라가 있어서 마음의 위로가 되었달까, 피자에 콜라 마시는 기분은 낼 수 있어 좋았다. 안그랬으면 신나게 운동을 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못하고 죽도록 운동을 했어야 했을 수도 있다. 딱 기분 좋을 정도라서 다행이었다.
권장량만 지켜 먹는 일만 하지는 않았고, 권장량 근처로 맞춰 먹고 주중에는 20분에서 30분 정도는 챙겨서 꼬박 꼬박 하고, 더 먹은 날은 꼭 채워서 운동을 조금 더 했더니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체중이 2kg은 줄었고, 갈비뼈의 위치와 골반뼈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인데다가 작년 12월에 다리가 들어 가지 않던 바지에 다리를 넣어 허리까지 잠궈낼 수 있게 되었다. 그것까지만 해도 너무 기쁘기는 했지만, 그 바지를 입고 앉았다가는 바지가 터져 버릴 것 같고, 그 바지 외에 또 다른 바지들은 여전히 허벅지도 마저 들어갈 수 없는 상태라 한 달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체지방이 줄어든 느낌은 있는데 단단한 느낌은 전혀 없어서 다음 주 부터는 단백질을 챙겨 먹고 근력 운동 열심히 해야겠다. 어히구, 갈 길 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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