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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이제 샐러드도 정기구독이 뉴노멀인가, IFC 몰 더 플레이스 샐러드 정기 구독

d0u0p 2021. 10. 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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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레이스는 IFC몰에서 비교적 외진 자리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여유가 넘쳐날 때야 이 곳 저 곳 두리번 거리며 둘러 볼 일이지 점심을 해결하러 가끔 가면 정한 메뉴를 신속하게 주문해서 들고 나와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기도 빠듯한 것이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이니 그 큰 몰 구석 구석에 어떤 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말 우연히 눈길이 닿았던 벽에 환하고 밝게 붙어 있던 30% 세일 도시락 광고에 넋을 잃고 메뉴를 들여다 보고 돌아온 다음 날 하필이면 터무니 없는 구성의 도시락을 사무실 근처에서 먹고는 이럴 바에야 돈을 조금 더 내고 음식다운 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먹겠다며 더플레이스의 런치박스를 주문하기로 했다. 마침 세일도 한다고 했으니 동일한 값은 아닐지언정 얼마 차이가 나지도 않았으니 동가홍상이지 않나. 직접 가서 주문하면 조리하는 시간이 더 걸려서 틀림없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니 일단 앱으로 주문할 수 있는지 확인했는데, 배달 앱에서는 할인 행사 가격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고, 포탈 주문에서는 할인이 적용되긴 했지만 할인율이 30%는 아니라서 결국 전화로 주문을 해 보기로 했다.

도시락은 12,600원이라고 하면 어쩌다 한 번 씩은 특식으로 먹을만한 푸짐한 구성이어서 맛있게 먹었지만 18,000원이라고 하면 선뜻 사 먹을만 하지는 않았다. 18,000원이라고 하면 그냥 삼겹살이나 갈비를 주문해서 먹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의 내가 이제는 다 큰 어른이 된 탓일지도 모르겠다. 

주문한 도시락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으니 샐러드 정기구독을 안내하고 있는 POP(Point of purchace : 구매시점광고)가 눈에 들어 왔다. 매장에서 주문해 먹는 샐러드와는 조금 다른 메뉴의 샐러드를 포장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용권을 구독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하니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회권을 끊으면 할인율이 조금 더 높아지고 아메리카노와 요거트까지 덤이라고 하니 좋긴 한데 기한이 혹시 있다면 기한 내에 10회를 먹기는 힘들 것 같아서 확인해 보니 한 달 내에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한 달에 열 번은 조금 빡센 느낌이 있지만 10회를 끊고 팀장님과 둘이 한 번에 메뉴 두 개를 주문한다면 다섯 번만 먹으면 되니까 그정도는 가능할 것 같아서 한 번에 두 개 주문이 가능한지 다시 확인하니 가능하다고 해서 그 다음 주에 바로 구독 신청을 했다. 


2021.05.11 - [EATING] -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가격은 가격이고 최애는 최애다, 신상처럼 반가운 샐러드 맛집, 마치래빗

 

여의도 직장인 점심 : 가격은 가격이고 최애는 최애다, 신상처럼 반가운 샐러드 맛집, 마치래빗

농협빌딩 지하에 새롭게 식당가가 생겼다. 얼마 전에 도쿄 등심이 새롭게 매장을 오픈한다며 메시지가 왔는데, 위치가 농협빌딩이라서 어찌된 일일까 궁금했었지만 그나마도 깜빡 잊고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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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래빗의 샐러드는 물론 맛이 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푸짐하고, 그 푸짐한 양 덕에 가격도 과한 느낌이 있었고, 양과 가격이 적당하게 느껴지는 투썸 플레이스의 샐러드는 선택지가 너무 좁아 괴로웠으니 그보다 훨씬 다양한 구성에서 골라 먹을 수 있고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정기구독 가능한 샐러드 메뉴 단품 가격

  • 케이준 치킨 샐러드 9,800원
  • 치킨 시저 샐러드 9,800원
  • 비프 머쉬룸 샐러드 10,800원
  • 쉬림프 망고 샐러드 10,800원
  • 키토 두부면 샐러드 10,500원
  • 훈제 연어 샐러드 11,500원
  • 정기구독 샐러드 3,000원 추가 > 스테이크 샐러드로 변경
  • 10회권 : 아메리카노 10잔 무료 (착즙 주스 3,000원 추가 / 라떼 1,000원 추가 / 탄산음료 추가 없이 변경 가능)
  • 10회권 : 요거트볼 10개 무료 (요거트볼 추가 1,000원 / 드레싱 추가 500원)

단품 구매 가격을 지금 다시 들여다 보고 있으니, 단가 높은 훈제 연어 샐러드를 많이 먹는 것이 이득이었겠다 싶지만 그냥 그날 그날 입맛에 따라 그림만 보고 골라 먹었다. 다섯 번이나 연어만 먹을 수는 없었다. 

첫 주 :  케이준 치킨 샐러드

사무실까지 오는 동안 치킨이 약간 눅눅해져서 아쉬웠지만 맛은 좋았다. 허니 머스터드에 할라피뇨까지 적당한 궁합이고 상큼한 오렌지까지 있으니 부족함이 없었다. 치킨이 부족했다면 부족했다. 덤이 붙은 메뉴라고 생각하면 치킨이 좀 적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그냥 기꺼이 먹었다.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게 뛰어 왔어야 했을까? 보통 치킨집은 그래서 캐피지가 바람을 꽉 막지 않게 만들어져 있는데 샐러드라 그런지 윗 뚜껑이 그릇에 아주 꽉 맞게 잘 닫혀 있었다. 출발하기 전에 슬쩍 열어서 습기라도 빼주던지 공기 구멍이라도 뚫어 주고 싶지만 샐러드를 두 그릇을 동시에 들고 와야 하니 가능할지 모르겠다. 

두 번 째 주 : 쉬림프 망고 샐러드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먹을 때 팀장님은 쉬림프 망고 샐러드를 드셨다. 샛노란 망고와 새우가 나름 맛있어 보여서 쉬림프 망고 샐러드를 두 번 째로 먹기로 했다. 팀장님은 불고기 비슷한 소고기를 얹은 비프 샐러드를 드셨고 두 가지 샐러드 소스가 색이 비슷해서인지 샐러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안그랬으면 아마 마음껏 반반 섞어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망고 쉬림프 샐러드에는 토마토 살사가 곁들여져 있어서 좋았다. 대체로 휘휘 저어 섞어 먹기 보다는 천천히 먹으면서 섞기를 좋아하는데 망고 쉬림프 샐러드는 전체를 일단 한꺼번에 섞어 먹는 맛이 더 좋은 느낌이었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밥이라고 해야 할지 곡물이라고 해야 할지 보리처럼 보이는 탄수화물은 사실 그에 맞는 소스로 미리 버무려져 있어서 따로 먹어도 괜찮았지만 일단 그릇 안에 경계라는 것이 없으니 다 섞어 먹어 버려도 괜찮겠다. 다음엔 전부 섞어봐야겠다. 

카카오톡에서 채널 추가를 하고 열한시 반 전에 주문을 넣으면 원하는 시간에 픽업을 할 수 있다고 안내가 되어 있다. 그러나 두어번 카운터 앞에서 기다리면서 관찰한 바, 카카오톡 주문을 제대로 받을 정신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바쁜 상황이었다. 딱히 카운터에 계신 분이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맡은 일의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주문도 받고, 대기 안내도 하고, 샐러드 포장도 하고, 음료도 만들어야 하는데 샐러드를 가져 오는 동선은 길고, 음료 주문 들어올 때마다 음료도 만들어야 해서 뛰어다니는 중간에 끊고 뭐 하나 물어보고 확인할 여지도 없어 보였다. 그러다가 세 번 째 주문에서는 결국 탈이 났다. 그렇게 바쁜데 신통방통하게도 주문을 잘 받는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샐러드를 두 개 주문했는데 주방에는 주문이 하나만 들어가 있었던 것을 매장에 도착해서 픽업하려는 시간에 알게 되었다. 서둘러 샐러드 요청이 들어가고, 신속하게 받을 수는 있었지만 그럼 그렇지 싶은 느낌을 지울수는 없었다. 

세 번 째 주 : 스테이크 샐러드 3,000원 추가

주문이 누락된 메뉴는 스테이크 샐러드였다. 3,000원을 추가 결제해야 되는 상황이라 결제해야 하지 않냐 물었을 때 샐러드 하나 주문하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카카오 채널로 주문했으니 주문 내역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다시 확인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스테이크는 그제야 주문이 들어 갔고, 10분 쯤 지나서 받아 올 수 있었다. 

먹을 때에는 맛있게 먹었다. 바로 구워진 따끈한 스테이크를 큼직하게 썰어 얹은 샐러드였다는 것 빼고는 별다른 독특한 인상은 없기도 하다. 고기를 아주 좋아 한다면 자주 먹겠는데 잘 모르겠다. 큼직해서 턱관절 안좋은 내게는 약간 무리한 느낌도 있었지만 남김없이 다 먹었다. 

고기라 그런지 다른 메뉴들보다는 조금 더 든든하기는 했다. 고기빠가 아니라 그런지 굳이 3,000원 더 내고 또 먹을지는 잘 모르겠다. 

네 번 째 주 : 드디어 훈제 연어 샐러드

여섯 개의 메뉴 중 구미가 전혀 당기지 않는 두 가지 메뉴, 시저 샐러드와 키토 면 두부 샐러드를 제하면 남는 것이 훈제 연어 샐러드였으니까 주저하지 않고 훈제 연어 샐러드를 주문했다. 단품 가격으로 봐서는 제일 고가였는데, 먹은 메뉴들 중에 제일 성에 안 차는 메뉴였다. 연어를 좋아해서 비용을 더 지불하고라도 연어 샐러드를 먹겠다고 하면 뜯어 말려드려야 할 느낌이 있다. 

대체로 다른 샐러드도 마찬가지였지만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어의 양이 많지 않았다. 투썸플레이스의 연어 샐러드에 들어 있는 연어보다 양이 더 적었다. 사진으로 보면 왠지 밑에 연어 두 어 점 정도는 더 깔려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맨 위에 있는 작은 사이즈의 연어 슬라이스 석장이 전부였다. 새우 샐러드에 있는 새우도 굳이 등짝을 중심으로 반을 갈라 놓아서 씹는 식감도 재미없고, 양도 빈약하게 느껴졌는데, 연어 또한 만만치 않았다. 맛은 있었는데 양이 문제였다. 그나마 할인받은 구독권 가격이니까 참고 먹을 수 있는 정도긴 한데, 11,500원에 주문했으면 노발대발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한 번 남았는데 뭘 먹어야 할 지 모르겠다. 처음 먹었던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치킨을 추가해서 먹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커피와 요거트는 안 줘도 괜찮은데 그 덤에 홀려서 가격이 싸다고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메인을 조금씩 더 얹어 주면 반가울 것 같다. 치킨 추가는 또 양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돈을 더 써서 양껏 먹을 필요는 없다. 적당히 덜 먹기로 하자.  뱃살 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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