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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다이어트 따위는 까맣게 잊게 하는 뜨끈한 나트륨 국물 테이크 아웃, 더현대서울 유방녕 짬뽕밥

d0u0p 2021. 4.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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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다. 비가 올 듯 말 듯 흐린 날씨에 아주 잘 어울리는 점심이었다. 매장 앞에 있는 메뉴판에는 모든 메뉴가 포장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는데 앱에서 테이크아웃 예약할 수 있는 메뉴는 약간 제한이 있었다. 아마도 테이크아웃을 예약하고 나면 기본적으로 한 시간 쯤 이후 시간대에 찾아갈 수 있게 설정이 되어 있고, 음식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의 범위가 30분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11:30~12:00로 예약을 해서 해당 시간대가 거의 끝날 무렵인 12시 근처에 찾으러 간다면 면 종류의 식사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먹기 어렵기 때문에 자장면과 짬뽕은 테이크아웃에서 빠졌을 것이라고 어림짐작해 본다. 

유방녕 메뉴

  • 볶음밥 9,000원
  • 삼선볶음밥 11,900원
  • 소고기 짬뽕밥 11,900원
  • 잡채밥 11,900원
  • 짬뽕밥 9,000원
  • 탕수육(소) 20,800원 (중) 30,800원
  • 깐풍기(소) 33,800원
  • 레몬탕수육(소) 20,800원 (중) 30,800원
  • 명장 동파육(소) 35,000원 (중) 52,000원
  • 상하이 레몬치킨(중) 30,800원
  • 군만두(7) 7,000원
  • 멘보샤(2) 9,900원 (4) 19,800원
  • 찹쌀탕수육(소) 20,800원 (중) 30,800원
  • 창잉터우(부추꽃복음) 19,800원
  • 칠리중새우(소) 27,800원 (중) 39,800원
  • 피크닉세트 39,900원
  • 피크닉요리세트 32,800원

매장에서는 다들 짬뽕과 자장면을 드시고 계셨지만 테이크아웃이니 하는 수 없이 짬뽕밥과 잡채밥을 받아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코로나 때문에 점심을 사다가 사무실 안에서 먹기 시작한지 너무 오래된 일인지라 그동안 이런 국물 메뉴가 정말 그리웠다. 가까이에 있는 중국집에서도 포장이 가능한지 궁금하기는 한데 군만두나 사다 먹었지, 짬뽕을 시도해 볼 생각은 못했었다는게 이상한 일이긴 하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들 식사를 사다 나르기도 하고 배달도 받아 먹기 시작하면서 전보다는 융통성이 생기긴 했지만, 빌딩 특성상 오래전부터 중국요리 등의 식사 배달이 불가능했었기 때문에 강한 냄새를 뿜어내는 짬뽕, 자장면은 아예 선택지에 넣지 못했었다. 이렇게 좋은걸! 그동안 왜 참았나 싶다. 약간 매콤한 맛인 잡채밥도 짬뽕 국물도 너무 맛있었다. 국물이 푸짐해서 사실 햇반 하나만 더 있으면 짬뽕밥 하나로 둘이 점심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햇반 하나 챙겨서 군만두나 멘보샤랑 먹어봐야겠다. 기대된다. 

중식당 초류향의 대만 비스트로 키친 헤이웍

유방녕 말고도 궁금한 식당이 하나 더 있어서 부랴 부랴 또 백화점에 다녀왔다. 무엇보다도 마파두부 덮밥이 메인 메뉴에 보여서 신이 났었는데, 정통 중식이 아니라 대만 비스트로 키친이라고 적혀 있어서 조금 당황하기는 했다. 대만식과 중식이 다른가 싶기도 하고, 대만식은 전혀 모르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찾아 보니 초류향은 원래 을지로에 있는 중식당이고, 백화점에 문을 열면서 헤이웍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는 것 까지는 그런대로 이해했는데 어째서 대만 비스트로는 전혀 모르겠다. 대만에 가 본 적이 없으니 주인 마음대로 붙여 놓은 이름을 믿고 그냥 먹어 보기로 했다.  

헤이웍 by 초류향 메뉴

  • 마파두부 덮밥 9,000
  • 파리머리 볶음 덮밥 10,000원
  • 짬뽕 쌀국수 11,000원
  • 유린기 12,000원
  • 동파육 볶음밥 13,000원
  • 마늘 새우 2pcs 8,000원
  • 새우볶음밥 11,000원
  • 보리새우 볶음밥 12,000원
  • 가지 튀김 9,000원
  • 1인 정식(파리머리 볶음 + 새우 마파두부+ 마늘새우1 + 공깃밥1무한리필) 15,000원
  • 2인 정식(파리머리 볶음 + 새우 마파두부 + 유린기 + 마늘새우 2 + 공깃밥2무한리필) 33,000원
  • 토핑 마늘새우 1pc 3,000원
  • 토핑 동파육 4,000원

보리새우 볶음밥이 추천메뉴라는데, 서둘러 주문하다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1인 정식 하나와 시그니처인 파리머리 볶음 덮밥을 주문해서 들고 왔다. 앱으로 테이크아웃 주문이 가능할 때도 있었는데 앱에서 테이크아웃 주문이 가능한 메뉴는 수시로 바뀌어서 종잡을수가 없다. 헤이웍도 주문하려고 한 날에는 앱에서 주문을 넣을 수 없는 상태라 하는 수 없이 직접 가서 주문해서 기다렸다가 들고 왔다. 대기가 길지 않아서 그럭저럭 무사히 받아 올 수 있었고 덕분에 주방에서 불타는 웍질도 구경할 수 있었다.  

야무지게 포장된 박스 안에는 마늘쫑으로 추정되는 채소와 파리 머리처럼 보일 뿐인 까맣고 둥근 양념 덩어리일 것 같은 것(약콩이라는 것 같기도 한 것)이 중간에 섞여 있는 볶음 요리가 얹어진 밥이 있었고, 파리 머리 볶음 덮밥과 마늘 새우, 마파 두부로 구성된 1인 정식에서는 마파 두부의 마라향이 솔솔 올라와서 사무실에 오기 전부터 침이 고였다. 

헤이웍의 계란국은 꽤 슴슴해서 오후에는 다시 따뜻하고 얼큰한 나트륨 국물이 먹고 싶어졌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백화점 앞을 지나는데 유방녕의 짬뽕국물 생각이 간절했다. 마파두부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전분을 많이 풀어 넣은 모양새라서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 쏸라탕을 먹을 때 느껴지는 추(=식초) 느낌이 나서 마라와 쏸라의 중간 쯤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진짜배기 마파보다는 매운맛도 짠맛도 약간 덜어내서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진 맛에 가까워서 다시 중국에 가고 싶어졌다. 이렇게 마파두부다운 마파두부를 못 먹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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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마파두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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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새우는 튀김 옷이 거의 쿠키 수준으로 바삭거렸고, 맛이 없다고 하기에는 새우라서 맛이 없을 수 없는 메뉴였고, 파리머리 볶음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또 간절하게 파리머리 볶음과 밥을 먹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 같고, 마파두부라면 다시 봐도 그 알싸한 향에 침이 고이는 것이 또 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애매하다. 너무 아쉽다. 엄마마마님께 등짝을 맞을지언정 마라장 떼와서 그냥 집에서 볶아 먹고 싶다. 마파두부는 오히려 더 얼큰한 국물을 찾게 하는 맛이었다. 마파두부가 완벽했다면, 유방녕의 짬뽕 국물 생각은 덜 했을 것 같다. 사진만 다시 봐도 좋다. 이렇게 나트륨과 가까워질수록 다이어트와는 멀어질 수 밖에 없는데 큰일이다. 안녕,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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