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있는 잔디 언덕 산사 나무 아래에 일단 자리를 잡도 짐을 풀기 시작했다. 지난 가을 그 자리인데 이렇게 꽃이 피는 나무인 줄은 몰랐다. 그늘도 만들어 주고 꽃도 피워 주고, 향기도 너무 좋아서 콧바람이 절로 났지만 퍼스널 쉐이드를 설치하는 일은 쉽지만 너무 번거로웠다. 바닥에 짐을 내려 놓고 잠시 숨을 골랐다. 침착해야 한다고 되뇌이며 부품들을 하나씩 꺼내 조립했는데, 여전히 퍼스널 쉐이드에 함께 동봉되어 있던 기본 부품 중 의자의 기둥과 쉐이드를 연결하는 조인트가 두 종류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집히는대로 끼워 넣었더니 의자 기둥 폴대의 굵기보다 훨씬 굵은 조인트를 넣어서 쉐이드가 냉큼 주저 앉았다. 혹시 이대로 앉을 수 있지 않겠나 싶어서 앉아보기까지 했으나 쉐이드를 머리 위에 바로 얹은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