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줄지않는 확진자 숫자를 보면서 왠지 다시는 찜질방에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늦은 여름부터 찜해두었던 가정용 이동형 사우나를 드디어 구매하고야 말았다. 턱 때문인지 잘못된 학습 습관 때문인지 오십견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오른쪽 어깨와 목이 계속 신통치않은 상태인데 추워지면 더 심해질 것 같아 수를 낼 결심을 했다.
사우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오래 고민했는데 찜질방은 여전히 마음 편히 갈 수 없는 상황이고,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박명수가 하하가 고무다라이에 순비기 나무 삶은 물을 넣고 몸을 담그는 모습을 보다가 불현듯 엄마마마님께 찜질방을 사고 싶다고 고백했는데, 엄한 온천 여행에 돈 쓰느니 차라리 그렇게 하시라는 말씀 넙죽 받아 들여 번개같이 주문하게 되었다.
엄마마마님께서는 편백을 원하셨지만 편백으로 된 제품은 찾을 길이 없었고, 그냥 찜해두었던 캐나다산 햄록으로 만들었다는 전신 사우나를 들였다. 무게는 무겁지 않아서 설치하고 나서도 자리를 바꾸거나 방향을 돌리기 쉬웠다. 60도까지 설정이 된다고 하지만 40도 근처도 괜찮을 것 같아서 45도로 설정하고 테스트 해봤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온도가 더디 올라가서 원하는 온도가 되기까지는 1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적당히 30도만 넘긴 상태에서 들어가 앉아 있으면 40도가 넘어갈 시점까지 10분이 조금 더 걸리는 것 같았고 그 때 쯤에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어 그만 나와야 했다.
앞에 좁지만 소품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컵받침도 있어서 이백퍼센트 즐거운 찜질방 놀이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식혜와 구운 계란까지 갖춰 놓고 싶다. 새로운 체험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둘째 조카가 집에 오자마자 찜질하러 쏙 들어가 좋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매뉴얼에는 한 달 내내 한 시간 씩 사용하면 만원 조금 넘게 전기 요금이 나올 것이라고 적혀 있긴 한데 그래도 전기로 돌아가는 사우나라서 조심스럽기는 하다. 빡세게 촬영하고 돌아온 날이나 운동하고 나서는 아낌없이 사용할 작정이다.
신난다. 이번 겨울 날 장작 마련한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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