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꾸준히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잘 쓰고 있었고, 지난 주에는 이마트에서 패스로 등록해둔 신세계 멤버쉽 카드를 열어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도 성공해서 신이 났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2020/10/29 - [USING] - CLOCKOLOGY를 믿고 구매한 애플워치SE
2020/11/05 - [USING] - 바로 지금이 트레이닝을 할 때, 애플워치SE feat.나이키앱
출근해서 오전에 열심히 일을 하다가 애플워치가 일어날 시간이라고 알려주길래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손을 씻고 돌아와 앉았더니 손목이 끈적했다. 밀레니즈 루프가 보기에는 좋았는데 착용했을 때부터 느낌이 산뜻하지 않고 종종 치덕댄다는 느낌을 받았고, 밤에 차고 자면 몸이 부어 그런지 손목이 더 꽉 죄는 느낌이라서 자다 깨서 풀어버렸다. 그 이후로는 이래 저래 불안해서 밤에는 풀어 놓고 잤다.
손목에 끈적한 느낌이 들어 줄을 고치려고 보니, 워치 몸통 뒷 부분과 맞붙어 있는 손목 윗 부분이 벌겋게 변해 있었다. 뜨거운 느낌은 전혀 없었고 많이 아픈 상태도 아니라서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간 밧데리 폭발과 화상에 대한 보고가 있다는 기사를 이미 접했으니 저온화상을 의심해 볼 만 했지만 아무리 봐도 화상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애매했다. 일단 시계를 차고 출근했으니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느슨하게 풀어 두고 가라앉기를 기다려 보기로 했고, 사무실에 굴러다니던 초미니 사이즈의 밴드를 잠시 붙여 두었다.
저녁에 집에서 밴드를 뗴 보니 아주 약간 부풀었다는 느낌이 있더니 가렵기 시작했고, 밴드 붙인 자리에도 벌겋게 자국이 생긴 상태라 일단 급한대로 집에 굴러다니던 화상 연고를 바르고 잤는데, 자면서 가려워서 무심결에 또 긁고 말았다. 집에 있던 화상 연고는 너무 오래된 상태이기도 했고, 화상인지 아닌지 애매하기도 해서 다음 날 약국에 가서 보여드리니 화상이 아니라 접촉성 피부염일거라며 광범위피부연고를 주시길래 받아왔다.
가려울 때마다 연고를 부지런히 바르고 다음 날은 가려움이 일단 사라졌고 흉터는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올 해 초부터 각종 염증을 달고 살고는 있어서 심할 때에는 피부과에 간 적도 있었는데, 썩 명쾌한 답을 들은 적은 없다. 아마도 접촉성 피부염일 것이고 대체로 마스크 때문에 눈가며 입술 근처며 가렵고 빨갛게 되는 거라며 연고를 받아 왔었다. 마스크랑 닿아 비벼질 일이 절대 없는 손목에 가장 최근에 접촉한 물체는 애플워치 뿐이라, 부어 오르고 가려운 것이 워치나 줄에 닿아서 그랬던 것인지 기사에서 보았던 대로 발열로 인한 화상인 것인지 애매하지만 근본적인 원인물질이 애플워치와 밀레니즈루프임에는 틀림없다.
밀레니즈 루프 때문이라면 곧 도착할 가죽 스트랩으로 바꾸면 괜찮겠지만 워치의 배터리 발열이거나 워치 케이스의 금속 때문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 것이라면 곤란할 것 같다.
블로그나 기사를 찾아 보니 결론적으로는 애플에서 제품을 만들 때 이미 금속 성분에 대한 알러지 반응도 인지하고 있고, 사전에 그에 대해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평가를 거쳐 제조한 상태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원래 예민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라 다시 착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기를 권하기까지 하고 있으니 일반적인 범주의 사용자라면 문제가 없고, 원칙적으로 해당 이유로는 환불은 불가능하다.
원래 본인의 체질이 금속에 예민함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구매 전에 이미 심사숙고했을텐데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 금속이나 마구 걸쳐도 문제가 없다가 최근 들어 이상 증상이 있었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쳐버린 나같은 사람은 부주의한 소비자에 속할 뿐이다.
새로 주문한 가죽 스트랩이 도착하기 전까지 와치를 그냥 던져둘까했지만 그 옛날 일천구백구십사년 쯤에 셔츠 위에 메탈시계를 차고 다녔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다른 이유로 이렇게 신세대와 엑스세대 시절에 유행했던 소매 위에 시계차기를 재현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레트로가 대세라고 하니 이 또한 복고풍이라며 우겨봐야겠다.
깔끔한 니트 위에 가죽 스트랩으로 두르면 조금 더 나아보이려나, 뭐 일단 겨울이 되었으니 당분간 긴 소매 위에 대충 차고 다닐 수는 있어 다행이다. 심박수도 확인가능하고 뭐 붓고 가려운 것보다는 백 배 낫다.
얼른 와라, 새 스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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