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PPING

이미 쇼핑한 것도 많지만 그래도 탄생일 맞이 쇼핑, 쉬민케 호라담 펄 메탈릭 고체 팔레트 무려 한정판

d0u0p 2020. 8. 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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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큰 놈을 포기했으니 작은 놈은 하나 사서 쟁여줘야 위로가 될 것 같아서 그동안 바구니에 담아 두기만 했던 물감을 드디어 구매했다. 일단은 발색표부터 만들고 발색표 만들 때 이름 쓰는 것도 영상촬영까지 하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마음만 먹었지 긴 긴 장마 덕에 온 몸이 솜뭉치같이 무거워서 영 몸이 빠릿하게 움직여지지 않고 있다. 

사무실에서 받아서 급한대로 물감 두 개만 테스트해봤는데 곱게 반짝거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기분이 좋았다. 뭐라도 아름다운 그림 좀 그려야 할텐데 물감 욕심은 진도가 나가면서 그림은 진도가 안 나가서 큰일이다.   

틴케이스에서 물감을 일단 빼 내는 작업이 번잡스러웠고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이게 맞나 의심하면서 일단 다 뺐다가 포장을 하나 하나 벗겨내고 다시 끼워 넣었다. 지지대 부분을 약간 안쪽으로 휘게 만들어서 물감이 잘 고정될 수 있게 끼워 넣기는 했는데 고민을 좀 했어야 했다. 

호기롭게 색이름을 막 적어 넣고 칠까지 했다가 유격이 있는게 좋을 것 같아서 다시 칸을 그려 넣었다. 오랜만에 자를 들고 굳이 사이즈를 측정해서 줄을 그었는데 정말 귀찮은 작업이었다. 자가 싫다. 줄 하나 똑바로 못 긋는 내 손도 싫다. 만사 귀찮은 것은 습도 80%에 육박하는 장마때문이리라 생각하자. 

반짝이는 펄이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게 예쁘다. 얼른 색이름 써 주고 싶다. 쓰다가 망치면 또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색상표가 함께 들어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색상표 만드는 법이 안내가 되어 있었는데, 좌상단에 최대치의 물감을 칠하고, 붓을 세척한 후 우하단에는 깨끗한 물만 칠해서 두 구역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면 물감이 가진 표현 영역을 최대한 확인할 수 있다고 써 있었던 것으로 기억은 하고 있지만 이것이 일단 의역을 한 번 거친 상태라 오역이 없었는지, 기억에도 오류가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설명서에 나온대로 칠하려고 노력했다. 물감이 빨리 마르는 편인 것 같고, 마르고 나서는 물이 닿으면 얼룩이 춤을 추니까 그라데이션을 할 생각이면 최대한 빨리 작업해야 하는 것 같다. 수채 물감은 진짜 너무 까다롭다. 

붓을 씻어낸 물에서도 둥둥 떠 있는 펄가루를 볼 수 있다. 사무실에서 갑자기 급하게 칠해 보느라고 붓 닦는 걸레가 없어서 티슈를 썼더니 물난리가났다. 휴대용 걸레로 뭘 들고 다녀야 할까, 전에 쓰던 타월 손수건을 어쨌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윌리엄 모리스 컬러링 북을 스몰사이즈로 옮겨서 이 반짝이 물감으로 칠해봐야겠다.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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