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기억 속의 코스모스는 그 자리 그대로

d0u0p 2020. 7.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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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 뿌리가 섞인 흙을 퍼담아 양귀비 씨를 뿌린 텃밭에 드디어 양귀비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달려갔다. 로즈마리 차를 즐기겠다며 지난 번에 구석에서 꺼내둔 피크닉 바구니를 챙겨 갔다. 손잡이에 찌든 때 좀 지워야겠다. 

 

 

2020/05/15 - [SHOWPPING] - 갑자기 갬성 플렉스

갑자기 갬성 플렉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큰일난다. 십 수 년 전에 사서 고이 모셔 두었던 피크닉 바구니 세트를 갑자기 열어 보았다. 손잡이는 먼지가 더께 더께 앉았지만 내부에 있는 구성품들은 나름 멀쩡하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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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웠지만 쑥갓 꽃과 강아지풀 코스모스를 마음껏 꺾어다 넌출넌출하게 병에 꽂아 보기도 하고 신이 났다. 어릴때에는 매 해 추석마다 보고 지내던 그 코스모스를 정말 오랜만에 여유롭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2019/11/11 - [SHOOTING] - 기억 속 코스모스는 이제 어디에 있을까?

기억 속 코스모스는 이제 어디에 있을까?

​ ​관상용으로 심어 놓은 코스모스들은 화려하다. 이렇게나 주름이 강하고 그라데이션도 화려했었나? 어릴 때 길가에 피어 있던 코스모스들은 하나같이 키가 크고 한들거리는 느낌이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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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가녀린 코스모스들은 여전히 기억 속 그 장소에 피어나고 있었는데, 엉뚱한데만 돌아다니느라 바빴나보다. 

 

 

병에 꽂아 둔 코스모스는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고 한다. 피크닉 바구니에 던져 둔 아이들도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다들 축 늘어져 버려서 새로 더 꺾어왔다. 이렇게 마음놓고 꽃을 꺾어 보기는 또 생전 처음인 것 같다.

 

 

원래는 좀 꺾어서 집으로 가져 올까 했는데 테이블에 놓고 사진을 찍다가 꽃잎 위에서 포식중인 벌레를 발견하고는 바로 포기했다. 포식하는 놈을 치우고 미리 준비해 간 제충국을 뿌렸더니 작고 까만 벌레들이 고개를 내미는 바람에 도저히 데리고 올 수가 없었다. 

암막같은 하우스 벽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이 꽤 괜찮았는데, 집에 와 열어 보니 초점이 거의 다 맞지 않았다. 검은 배경이라 어두워졌을텐데 삼각대 꺼내 들 생각을 못했다. 더워서 지치기도 했고. 

카메라 들고 해질 때 한 번 더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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