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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는 못 보았지만 핸드크림 부자가 되었다.

d0u0p 2019. 12. 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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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붐인가,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 주중에 시간 내서 가려고 했지만 급작스러운 업무 부하가 발생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주말에 가기로 했고, 일요일이면 코엑스 가까운 곳에 무료로 주차하는 행운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길도 덜 막히고 여유로운 일요일에 가게 되었는데 행사 마지막 날이어서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게다가 코엑스 주변에서는 무슨 먹부림 행사도 함께 진행중이어서 정말 시장바닥같이 정신없는 날이었다. 

티켓 교환 부스로 접근하는 길 쪽에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게 보이지 않았고, 입구가 이쪽인가 저쪽인가 보고 있는데 안내하는 분이 마치 새치기하는 비양심 관객 취급하는 말투로 줄은 저 뒤쪽이라고 했다. 애초에 반대쪽에서 접근하는 관람객에 대한 배려도 있었어야지 그렇게 덤터기 씌우는 태도로 대할 일인가 싶었다. 뒤쪽으로 돌아가니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니 입장권 교환하는데에만 두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티켓은 취소했다. 목적했던 행사는 간절했던 바가 아니었고, 모처럼 일요일에 멀리 나들이 삼아 나섰는데 시간이 생겼으니 그동안 묵혀두었던 소원인 세포라 쇼핑을 하기로 했다. 

코엑스에 새로 열었다는 세포라도 사람이 많아 혼잡하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다행히 세포라는 일요일 오전이라 그랬는지 여유가 넘쳤다. 뭐가 좋은지 미리 아이템을 찾아 보다 보니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어서 장바구니에 열심히 담아 보았다가 구매하지 않고 창을 닫았다. 

탬버린의 핸드크림의 패키지가 마음에 들어서 들여다 보았는데 여러 가지 종류의 향이 있었고, 글로 적힌 향기의 인상만으로는 어떤 놈이 좋은지 선택할 수가 없었다. 결정을 미루고 어차피 삼성동에 가는 길에 잠깐 들러 확인을 해 보고 사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인데 의외의 시간을 얻었고 세포라 매장도 한가해서 여유롭게 둘러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탬버린의 핸드크림은 7번을 선택했다. 7번은 로즈우드/만다린/라반딘 달콤씁쓸한 로즈우드와 부드러운 코코넛 향의 정제되지 않은 우아한 향이라고 적혀있다. 스모키하다고 적혀 있던 향은 생각보다 훨씬 더 스모키한 느낌이었다. 직접 확인하고 선택하기를 잘 했다. 탬버린의 핸드크림까지 이제 핸드크림이 다섯 개가 되었다. 뉴욕 다녀 오신 분이 일단 샀는데 써 보니 향이 강해서 걱정스럽다며 카밀을 하나 더 주고 가셨고, 스페인 다녀 오신 분이 천연 올리브 성분의 핸드크림을 주셨고, 필기 동영상에 나오는 손이 너무 못 생겨서 뭐라도 열심히 발라 보자고 샀던 록시땅은 그나마 많이 써서 곧 동날 것 같으니 다행이다. 향이 강하다고 걱정하시던 그 핸드크림도 잘 쓰고 있다. 달콤한 향이 꽤 오래 가는데 하루에 손 한 번만 씻지는 않으니 금세 다른 크림의 향과 섞이고, 섞였을 때 느낌도 괜찮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골라 바르는 재미가 쏠쏠하고 재미있다. 

탬버린 핸드크림은 선물용으로 몇 개 더 주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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