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렇게 막 만들어서 따끈하고 부드러운 샌드위치를 아주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직접 만들어 먹겠다고 호기롭게 여유를 내 볼 수는 있지만, 한 끼 해 먹자고 식빵 한 봉지 사고, 햄 치즈 각각 한 봉지씩 사고, 이렇게 들어 있는 상추를 절대 한 장만 사 올 수 없어서 통으로 사고 나면 남은 재료들은 다시 냉장고 안에서 굴러 다니고, 남은 재료 소진하겠다고 매일 해 먹자니 지겹고, 남은 재료 그냥 모른 척 하자니 썩기 전에 뭐라도 해서 먹어야 하니 또 바쁘게 뭔가를 부시럭 거리며 여유없이 살아야 하니까 그래서 사 먹는 것이다.
에그드랍의 아보카도 홀릭은 홀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얇게 저민 덜 익은 아보카도가 얹어져 있었다. 그래, 아보카도 먹지 않기로 했었다. 그래도 볼 때마다 까맣게 잊고 혹하게 되는 악마의 과일이다. 다행히 에그드랍에서는 다시 이 메뉴를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보카도의 양이야 그렇다 쳐도, 따각따각한 덜 익은 아보카도를 올리는 건 아보카도에 대한 매너가 아니다. 여의도에도 에그드랍이 있는지 찾아 봤는데 에그드랍은 없고 비슷한 메뉴를 하는 TEgg.42가 있어서 가볍게 먹고 싶은 날 들렀다. 아보카도와 같은 실수 하기 싫어서 실패할 수 없는 햄에그치즈로 주문했다. 에그드랍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기는 한데, 둘 다 시럽을 뿌려서 첫 맛이 달큰했다. 그 단 맛이 싫다. 게다가 TEgg.42는 콤보 메뉴가 탄산음료만 가능한 구성이라 탄산음료와 따뜻한 에그토스트의 조합이 좋지만은 않은데 시럽까지 뿌려져 있었으니 한 입 먹고 움찔 놀랐다.
단 맛도 기호에 따라 좀 빼주면 좋겠다. 직접 만들어 먹으면 절대 설탕 뿌릴 일 없겠지만 참을 수 밖에 없다니 그것도 조금 아쉽다. 돈 내고 먹는 음식, 마음대로 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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