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FLOWER

그동안 모아둔 백일홍

d0u0p 2018. 10. 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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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카테고리로 분류하기에는 그림자료인 것 같고, 아무래도 카테고리 개편해야 할 것 같다. 꽃사진 많이 찍어 모아두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별도로 관리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주변에서 자주 꽃을 볼 수 있고, 사진도 찍게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사무실 근처 꽃집 앞 보도에 작은 화단이 만들어져 있는데, 아마도 꽃집에서 관리할 것 같지만 가끔 물 주러 나오시는 분이 건물 관리하시는 분들인 것을 보면 주체가 어디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오며 가며 꽃구경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작은 장미는 봄, 여름, 가을 계속 볼 수 있고, 때로는 양귀비, 때로는 바늘꽃 또 나팔꽃 등 여러 꽃이 피는데 그 중 제일 신기하고 좋았던 꽃이 백일홍이었다. 

기억 저편에 백일홍이 있긴 한데, 어릴 적에 백일홍에 관련된 동화를 읽고 인상깊었던 것 같다. 뭐, 낭군을 기다리고 이런것 보다는 '이무기'라는 존재가 충격적이었던 것 같고, 삽화가 곁들여 있었는데, 족두리를 쓴 처자의 모습이 백일홍과 비슷하게 그려져 있었다.

여덟 살 근처에 보았던 그림이 아직 기억에 있는 거 보면 사람 뇌에는 정말 장기기억이란 게 있긴 있나 보다. 깊은 곳에 묻혀 있다가 인출고리가 생기면 이렇게 재생해 낼 수 있다니 놀랍다. 

사진을 찍느라 집중하고 있으면 가끔 물 주러 나오신 아주머니들이 관심을 주시며 예쁜 꽃으로 찍으라며 골라 주시기도 했다. 누군가가 꽃만 똑 따갔다며 속상해 하시기도 했고, 가뜩이나 백일홍은 여름 내내 오래 볼 수 있는데 그걸 모르고 누군가 욕심부려 따 갔는지, 명월관에서 한창 취기 오르신 분들이 정신 없을 때 상처를 입혔는지는 모를 일이다. 

화단 앞의 백일홍들은 사실 태풍이 오네마네 할 때쯤 바람에 꺾이고 상처 입어서 거의 다 정리가 되어 버렸었는데, 의외의 장소에서 다시 백일홍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구일역 앞 안양천변에 코스모스가 가득하다 해서 갔더니 코스모스 옆으로 백일홍도 가득했다. 알았으면 날 좋고 꽃들이 예쁜 모습일 때 미리 가 보았을텐데 아쉽다. 내년에 또 볼 수 있게 되기 바란다. 

이 정도가 전래동화 삽화에 나왔던 백일홍과 가장 비슷하다.

그리고 때로는 모먼트 렌즈로 열심히 가까이 들여다 보았다. 아무리 봐도 암술과 수술이 너무 앙증맞고 예쁘다. 꽃 속에 또 꽃처럼 피어나는 술이 있을 수 있다니 신기하다. 

매크로가 너무 초근접거리에서 촬영하는 거라 그런지, 꽃안으로 들어가면 화이트밸런스가 망가져 버린다. 아이폰 기본 어플로 정신없이 촬영하다가 나중에 깨달았다. 모먼트렌즈에서 별도 어플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는데, iso며 초점거리며, 조리개, 셔터스피드 모두 커스텀으로 설정 가능한 어플이라 잘 쓰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사진찍을 때는 잊게 된다. 화이트밸런스 셋팅도 있었나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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