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치킨 골목을 가려다가 그 골목의 어수선한 분위기도 두렵고 마침 일찍 마치고 나오게 된 직장인님 덕에 급하게 장소가 여의도로 변경되었다. 문제는 여의도가 그렇게 갑자기 우리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디스트릭트 와이의 맛집들은 자리가 모두 예약되어서 우리를 받아 주지 않았다. 램브라튼이 그렇게 인기 있는 곳인 줄 몰랐다. 가게 앞에서 메뉴를 보며 고민하는 중에도 가게 안은 비어 있길래 원하면 앉아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고민하다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그 빈 자리가 빈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램브라튼 이전에 주유 별장에서도 좋은 자리는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서 어정쩡한 자리밖에 남지 않았다 하여 도로 나왔는데 램브라튼도 자리가 없었고, 결국 밖으로 나와 새로 리뉴얼이 마무리 된 신영증권에 봐두었던 이태리 식당으로 갔다.
박찬일 쉐프의 광화문 국밥도 지하에 있는데 또다른 양식당 역시 같은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야외 테이블도 몇 개 있으나 먼지가 심한 날이라 앉을 수 없었고 식당 내부 역시 만만한 상황은 아니었고, 겨우 한 테이블 남은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박찬일식 닭튀김과 라구 소스의 꽈란타 파스타, 가지 치즈 구이를 주문하고 맥주와 생강음료를 주문했다. 문제의 생강 음료는 적당히 쉬운 이름으로 바꿔 적어 두셔도 되었을텐데, 주문하는 우리도, 주문받는 그도, 생강 음료의 정확한 명칭을 읽지 못했고, 진저 그거 주세요에서 마무리 되었다. 주문하는 우리야 낯설어 그럴 수 있다 해도 받으시는 분은 정확한 명칭은 읽어 주셨어야 했지 않는가, 라구 소스 파스타 진짜 오랜만에 먹었는데 직접 만든 탈리아텔레 면인지라 양념이 촥촥 감기는 것이 정말 맛이 좋아서 기분까지 좋았다. 박찬일식 닭튀김은 메뉴에 보니 매콤하다고 적혀 있지만 매콤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기름의 신선도가 약간 애매한 느낌이었으나 치맛자락 처럼 펼쳐진 바삭한 튀김옷이 좋았다. 다만 갓 나왔을 때는 정말 맛이 있다고 느껴졌었는데 약간 식은 뒤 다음 조각을 먹을 때에는 짠맛이 진해져 있어서 약간 아쉬웠다.
점심에 파스타 먹고 싶을 때 가 봐야 겠다. 런치와 디너 메뉴가 별도로 있는데, 런치 메뉴가 필요한데 디너 메뉴만 사진을 찍어 오는 바보같은 짓을 했다. 뭐, 런치에 가서 다시 찍어야지-
팔레또 디너 메뉴
광어무침 24,000원
문어샐러드 28,000원
키조개와 멍게 카르파치오 (맛있겠다!) 23,000원
수제케찹과 감자튀김 12,000원
산다니엘레 프로슈토와 멜론, 피스타치오 23,000원
묵은지 볶음과 저염 명란 구이 20,000원
멸치튀김 18,000원
가지 치즈 구이 18,000원
바칼라(대구요리) 20,00원
살시챠(양고기소시지) 24,000원
박찬일식 닭튀김 17,000원
대구로 만든 피쉬앤 칩스 22,000원
소왕갈비찜 36,000원
곱창과 소힘줄(응? 토마토 소스, 아 이거 오소부코랑 비슷한건가? ) 28,000원
그릴드 채끝 스테이크 (맛있겠다!) 28,000원
명란 스파게티 19,000원
라구 소스 꽈란타 파스타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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