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OTING

이탈리아 로마 그 옛날 사진 찌꺼기들

d0u0p 2018. 5.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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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찍었더라? 설마 다중 노출이었을까? 색온도만 변경한 걸까? 응? 뭔가 공은 들인 기억이 있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이제는 이런 공들일 기력도 없어 걱정이다.

삼각대를 안들고 갔다고 ? 지금 이 뷰로 봐서는 분명 낮게 세우고 찍은 것 같긴 한데 흔들린 정도로 보면 삼각대를 안 쓴 것 같기도 하고 미스테리다.

야심차게 카메라 백까지 둘러 메고 나섰던 여행이었는데, 아마 삼각대를 고민하다가 안 들고 갔었던 것 같다. 콜로세움과 판테온을 찍은 카메라가 같은 것이었나? 그것도 이제는 기억이 안 난다. 로마는 더웠고, 취향과 약간 거리가 동떨어진 가이드가 좀 힘들어서 친구와 약간 다툼도 있었다. 

친구는 우리를 위해 일일 가이드 투어를 준비해 주었는데 그 성의 물론 알지만, 내용도 물론 알찼지만, 뙤약볕에 서서 강의 아닌 강의를 들어야 하는 형식에 약간 실망했었다. 야멸차게 말해서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잘못했다. 로마와 이탈리아가 기독교의 역사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것도 알지만 유난히 지루한 느낌을 받았었다. 

야경은 투어 끝나고 다음 날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다시 찍었다. 큰 바디의 DSLR을 들고 나선 여행은 이제 못 할 것 같은데 아마도 이게 마지막 사진들인가 보다. 여행기는 11년 전이라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진들이나 여기에 박제해 두어야 겠다. 

지금 다시 봐도 로마는 밤이 좋다. 친구 집이 로마에서는 거리가 있어서 저녁에 쉽게 돌아다니는게 어려웠었다. 다시 로마에 간다면 시내에 숙소를 잡아야지, 그 때는 몰랐던 뽐삐에 가서 티라미수도 먹고, 피노키오 구경도 하고 다시 가도 더 볼 게 많다. 

찌꺼기로 둘 게 아니라 다시 다녀 오고 싶다. 베네치아까지 가는 길에 멀미가 심해서 베네치아에서는 거의 초저녁부터 자 버려서 거의 구경을 못 했다. 이제 베네치아는 직항도 생겼으니 다시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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