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호우섬과 호우섬의 매운 소고기 탕면

d0u0p 2023. 9.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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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더현대서울에도 호우섬이 있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도 호우섬이 있고, 그 외 많은 기타 지역에 호우섬이 많이 있기는 한데 언제나 현대백화점 호우섬은 기다리지 않고서는 먹을 수가 없으니 평일 점심 시간에는 꿈꿀 수도 없는 메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지점이 있으니 뭐가 그렇게 차이가 나랴 싶어서 여러 번 가 보았더랬다.

타임스퀘어에 자리잡은 호우섬은 주말에는 그래도 주변 식당보다는 대기가 있는 편이었지만, 1인 바 좌석은 여유가 있어서 금방 앉을 수 있었다. 타임스퀘어 호우섬에서는 매운 소고기탕면을 주문했을 때 한번도 면의 상태가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어서 웃돈 얹어줘야 먹을 수 있는 도삭면으로 먹어 보았다. 

도삭면으로 주문해서 그런지 일반 면보다는 너무 익혔다는 느낌은 덜했고, 이 맛, 이 느낌을 다 잊어버리기 전에 재빨리 여의도 더현대서울 호우섬에서도 한 번 더 도삭면으로 매운 소고기탕면을 먹어 보았다. 

좌:타임스퀘어 호우섬의 매운 소고기 탕면 / 우: 더현대서울 호우섬의 매운 소고기 탕면

그릇에 담긴 담음새나 재료를 보았을 때에는 분명히 두 그릇의 매운 소고기 탕면의 맛이 같아야 하는데, 확실히 더현대서울 호우섬의 매운 소고기 탕면이 훨씬 맛이 있었다. 일단 마라의 비율이 약간 다른 느낌이 있었는데, 얼얼한 느낌의 그 무엇이 현대 호우섬이 아주 조금 더 강했다. 물론 일주일 정도 지나서 그 정도 차이는 인식의 오류일수도 있다. 그러나 소고기 탕면의 핵심인 소고기의 맛은 확연히 달랐다. 일주일이 아니라 일년이 지나도 타임스퀘어에서 먹었던 맛없는 느끼하고 비린 소고기의 맛은 잊을 수 없다.

쇠기름 냄새에 유별나게 까다로와서 그럴 수도 있는데, 그 소고기 기름 냄새가 강하게 나서 고기를 다 먹지 못했고, 면만 열심히 먹고 나왔었던 것에 비하면 더현대서울 호우섬에서는 고기를 다 먹을 수 있었다. 소고기 기름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소고기를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맛있게 잘 조리된 상태였기 때문일 수 밖에 없는데, 거의 비슷한 상태의 재료일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기름 냄새가 확실히 덜 했고, 오히려 고소한 느낌이 있어서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었다. 재료를 다루는 디테일이 뭐가 달라도 다를 것 같다. 

그 한 끝 차이로 빛나는 맛 때문에 더현대서울에서는 열한시 약간 지나서 앱으로 예약을 했는데 한 시간 정도 지난 열 두 시 이십 분 쯤 들어가 앉을 수 있었다. 좋아해야 하나 싫어해야 하나 모를 일이다. 심지어 모바일 앱은 또 뭐가 잘 못 됬는지 예약 알람이 따로 들어오지 않아서 마냥 앱을 새로 고침해서 확인해야 했고, 매장에서 보내는 메시지도 받지 못해서 대충 눈치껏 기다리다가 번호를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 받기는 했지만 기분이 썩 즐겁지는 않았다. 게다가 양 쪽 지점 모두 매우 소고기탕면은 기본 14,000원에 도삭면으로 변경하면 2,000원을 더 내야 하니 국수 한 그릇이 16,000원이라 평범한 일상 점심으로는 이제 먹기 힘든 메뉴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16,000원이나 냈는데 소고기도 반 밖에 안 먹고 나왔으니 정말 안타깝다. 매운 소고기 탕면의 대안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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