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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떡볶이 밀키트 체험, 오마뎅과 홍대 떡볶이와 미로 떡볶이

d0u0p 2023. 9. 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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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프라인에서는 찾을 수 없어서 온라인에서 구매했던 진짜 부산 떡볶이 오마뎅

SSG에서 한 때 눈에 띄길래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지만 딱히 장바구니를 더 채울 필요가 없어서 미뤄두고 직접 이마트에 가서 찾아 보니 매장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다른 생필품이 필요할 때 함께 주문해 먹을 수 있었다. 

열정도에 있던 부산식 떡볶이집 무바를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난데없이 무바가 영업을 종료하는 바람에 진득한 양념이 쫀득한 가래떡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 맜있는 부산 스타일 떡볶이를 더이상 사먹을 수 없어 난감해 하던 상황에 진짜 부산 떡볶이 밀키트가 있다고 하니 너무 반가웠다. 떡볶이 패키지 치고는 산뜻하고 깔끔하고 단아한 포장을 열어 보니 통통하지만 짧은 가래떡이 딱 세 줄 들어 있어서 아주 잠깐 실망스러웠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작아 보여도 이 떡 세 덩어리를 다 먹으면 밥을 한 공기 넘게 먹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자각하고 떡을 하나 빼고 조리하기로 했다.  

편스토랑에서 어남선생이 말씀하시기를 떡볶이 양념이 다 졸았음을 확인하는 방법은 ‘양념을 주걱으로 밀어 길이 나타나면 다 된 것이다’라고 했으니 길이 나타날 때까지 중불로 끓여가며 잘 저어 주었다. 양념은 진득하고 좋았다. 어묵도 큰 거부감 없이 괜찮았던 것 같기는 한데 무엇보다도 양념이 짜서 다른 맛을 느끼기가 어렵기도 했다. 물을 덜 넣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설마 떡을 하나 빼서 그랬을까? 아니면 원래 약간 짠 편인데 너무 졸였을까? 뭘 잘 못한 것인지 궁금해서 한 번 더 먹어봐야겠다. 물을 정확히 300g을 넣어 주고 조금 덜 끓여봐야겠다. 

2. 온라인 이마트에서 충동구매한 홍대 1999 떡볶이

명월관이 황금투구로 바뀌고 올드락바에 거의 매주 들락날락 했던 그 옛날 주차장 골목에는 밤늦게까지 떡볶이를 팔던 트럭이 있었다. 팔뚝에 있는 문신 때문인지 조폭이 운영하는 집이라고 소문이 났었는데 떡볶이 맛은 희미하고도 희미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좋았던 것 같기는 하다. 너무 오래 전이라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서 설마 이 떡볶이를 먹어보면 다시 기억이 날까 싶어서 구매해 보았다. 

패키지에 들어 있는 어묵들은 다들 부산 어묵이라고 적혀 있는데 홍대 떡볶이에 들어 있응 오뎅은 단 맛이 강했고, 무엇보다 떡볶이 양념 자체에 그 옛날 스피릿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밋밋한 맛이었다. 그 시절 그 맛이 무엇인지 정확히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런 맛은 아니었다.
청기와 주유소 건너 편 골목 그 어딘가에 있던 카센터 한 편 컨테이너 창고에 세를 얻어 공동 작업실을 꾸렸던 그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맛을 기대했었는데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반을 먼저 조리해서 먹고 나니 너무 밋밋해서 다음 번에는 파, 마늘과 후추, 마라장까지 조금씩 더 추가해서 말그대로 먹어 치워 버렸다. 확실히 후추를 넣으니 맛도령에서 느꼈던 맛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맛도령에는 후추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이 확실하다.

3. 미로식당에 먹었을 때 보다 훨씬 더 맛있었던 미로식당 쌀 떡볶이


밀키트로 시판중인 미로 떡볶이가 쌀 떡볶이와 국물 떡볶이 두 종류인 줄은 모르고 보이는대로 일단 쌀 떡볶이를 담았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온라인으로 구매가능한 경로가 바뀌어서 지금은 어느 경로로 어떤 종류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알 수가 없다. 이마트 온라인몰에서는 미로식당 떡볶이 밀키트를 찾을 수 없었는데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에서는 보이길래 엄마마마님과 한오백년만에 이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한 봉지 슬쩍 담아왔다.

쌀떡볶이라 밀떡보다는 조금 말랑거려서 아주 조금 섭섭했지만 일단 고추장 소스를 딱 개봉했늘 때 그 섭섭함을 한 방에 날려줄 매콤 칼칼한 향이 올라왔다. 말린 햇고추의 향이랄까, 고추씨를 함께 갈아 넣었을 때의 향이랄까, 지금까지 먹었 보았던 다른 밀키트 떡볶이 양념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향이 살아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예전에 창화당 떡볶이 밀키트를 주문했을 때 그 고추장 양념에 고추씨가 콕콕 박혀 있어서 풍미를 더했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다음엔 창화당 떡볶이도 주문해봐야겠다.

보통 떡볶이 밀키트 패키지는 소식자 1인이 버거운 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꼭 반 갈라 먹어야 하는데 이 때 페이스트로 포장된 양념을 따로 보관하는 일이 너무 번거로웠다. 그것도 이제 자주 먹다 보니 도가 터서 재료룰 일단 한 번 씻어 반으로 나누고 남은 재료 반에 떡볶이 소스도 함께 넣어 냉동시켰다가 다음에 꺼내서 원래 끓일 때 필요한 물을 따뜻하게 또는 미지근하게 데워서 넣고 해동시킨 후 한꺼번에 보글보글 끓여 먹고 있는데 이렇게 하니 또 떡볶이가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오마뎅처럼 반만 조리한다고 적혀 있는 적정량보다 물을 약간 덜 잡았고 양념을 주걱으로 갈라 팬의 바닥 길이 완전히 보일 때까지 조리했더니 또 조금 짜기는 했었다. 물의 양이 문제인지 졸이는 시간의 문제인지 알 수 없어 남은 반을 다시 끓일때에는 물을 더 넉넉히 넣고 양념도 완전히 졸여지기 직전, 팬의 바닥이 보이지만 금방 양념으로 다시 가려질 때 불에서 내렸더니 간은 잘 맞았다. 게다가 떡볶이의 단맛과 끈적임은 일반 설탕 양념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아주 옛날 어린 시절 떡볶이를 처음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했을 때 길에서 파는 떡볶이가 맛있는 이유는 대체로 갱엿이나 물엿을 넣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가끔 엿을 넣어 끓여 먹었었는데, 딱 그런 맛이었다. 엿기름의 단맛이거나 갱엿의 단맛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고소함이 있는 단 맛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실제로 미로 식당에 소갈비찜을 먹으러 갔을 때 함께 나왔던 떡볶이는 밀떡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 맛이 소문만 못한 엄청나게 대충 끓인 떡볶이 맛이라 의아해했었다는 것이다. 그 때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미로 식당 떡볶이가 밀키트로 나와 있는 것을 봐도 시큰둥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운영하는 식당에서 그 날의 상황에 따라  떡볶이의 제공 여부가 달라진다고 하는 것을 미루어 볼 때 떡볶이의 맛도 그 때 그 때 달라져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일단 쌀 떡볶이 밀키트는 매우 마음에 쏙 들었다. 어묵조차도 그동안 먹었던 달콤한 어묵과는 달리 짭조름하게 떡볶이 양념과 아주 잘 어울려서 좋았다. 국물 떡볶이가 궁금해진다. 장바구니를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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