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호우섬 간판을 처음 발견했을 때, 갑자기 호우섬을 영어로 HAO'SUM이라고 쓰는 게 맞나 궁금해지면서 설마 벌써 상호까지 비슷하게 흉내낸 또 다른 딤섬집이 생겼을까 의심까지 했다.
매장 앞에 가서 메뉴판을 들여다 보면서 똑같은 호우섬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너무 신이 났다. 다른 현대 백화점에도 호우섬 매장이 있고,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의 지옥같은 웨이팅은 없다는 소문도 듣긴 했지만 다른 매장은 굳이 찾아가서 확인할 의지까지는 없어서 모르겠고, 일단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호우섬은 버스 타면 두 정거장 거리인 더현대서울의 호우섬 매장같은 극악무도한 웨이팅은 없어서 마음에 쏙 들었다. 희한한 일이다. 왜 여의도만 그렇게 붐빌까, 아무튼 이제 집에서 지척인 거리에 있는 매장에서 여유롭게 매운 소고기탕면과 딤섬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좋기만 하다.
당장 소식을 알렸더니, 다음 날 바로 약속이 잡혔고, 셋이 모여 신나게 먹었다. 세 명 쯤 되니 메뉴를 골고루 주문해볼 수 있어 좋았다. 달콤한 꿔바로우도 좋았고, 샤오롱바오도 좋았고, 뽀짜이판도 좋았다.
다만 새로운 메뉴인 마라 샤오롱바오는 의외로 별로였고, 뽀짜이판도 돼지고기와 새우가 섞인 메뉴 외에는 또 돼지고기 누린내와 닭고기 비린내가 있어서 가려서 주문할 필요가 있다.
동생이가 집에 놀러온 날 한 번 더 갔었는데, 두 번 다 한 두 팀 정도만 기다리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으니 이제 정말 자주 갈 일만 남았다. 동생이와는 쯔란 오징어 튀김을 주문해 보았는데, 오징어 튀김 역시 좋았다. 포장하러 한 번 ㄴ가야겠다.
동생이가 맑은 우육면을 시켰는데 한 입도 안 먹었다고 사진조차 남기지 않았다. 또 희한한 것은 왠일인지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매운 소고기 탕면의 국수는 너무 푹 삶은 느낌으로 나온다. 비교할 만한 매장이 더현대서울 밖에 없지만, 그나마도 너무 오래되서 마라탕면의 면 상태가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비교는 할 수 없겠다.
끓이는 시간의 문제인지 끓이고 나서 후처리하는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문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일단 면이 젓가락만 대도 뚝 끊어질 정도라 다음부터는 도삭면으로 주문해 먹어 보기로 한다. 도삭면이 조금 더 굵어서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다고 한다. 전에는 없었던 옵션이었는데 새로 생겼으니 또 한 번 챙겨 먹어 봐야겠다.
일단, 내일은 참고, 금요일 쯤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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