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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점심 : 숨은 맛집 찾기, 남도집

d0u0p 2023. 2. 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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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을 즐기는 사촌 동생이 소개시켜준 식당이라 반신반의하며 찾아갔다. 워낙 슴슴한 맛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만들면 뭐 얼마나 맛이 있겠나 싶었는데 다르긴 달랐다. 

물가 상승률이 반영된 가격 탓에 전보다 손님은 많이 줄었다. 전에는 항상 줄을 서야 했는데 지금은 언제 가도 여유가 있어서 좋긴 한데, 이러다가 문 닫아 버리실까 무섭다. 

남도집 메뉴

  • 애호박찌개 12,000원
  • 청국장 12,000원
  • 김치찌개 12,000원 (2인 이상 주문)
  • 제육볶음 26,000원 (2인분)

보쌈 메뉴에 한돈 오겹을 쓰신다고 적혀있는데, 같은 고기로 다른 요리도 만드시는지 애호박찌개와 김치찌개, 제육에 들어 있는 돼지 고기가 정말 너무 맛이 있었다. 이렇게 고소한 돼지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 갔던 날은 애호박 찌개를 주문했고, 내 입에는 약간 슴슴했지만 고소한 돼지고기와 부드러운 애호박이 서로 너무 잘 어울려서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찐 전라도식 김치일 법한 배추 김치를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만나다니 너무 신기했다. 그동안 왜 몰랐을까, 조금만 더 저렴한 가격이었으면 정말 자주 들렀을 것 같다. 

보글보글 끓는 애호박 찌개도 좋았지만 반찬으로 주신 우엉이 너무 좋아서 순식간에 다 먹고 새로 받아 먹었다. 제육을 먹었던 날에는 파김치가 또 너무 좋아서 파김치와 제육을 먹느라 신이 났었다. 

그리고 또 김치 찌개를 먹으러 갔다. 다른 메뉴들도 맛이 궁금하기도 했고, 반찬도 매번 계속 바꿔 만들어 주시니까 질리지 않고 좋았다. 김치찌개 먹을 때에는 양념장이 올라간 가지와 말로만 듣던 김 장아찌가 나왔다. 

전라도에서 태어나 김 공장에서 김 작업하기 싫어서 서울에 올라왔지만 여전히 파래 무침이나 김 무침을 좋아하시는 엄마마마님께서 한 번도 만들지 않았던 반찬이라 궁금했었다. 

김치찌개는 거의 묵은지 상태의 김치라 새콤했던 맛이 아직도 생각나고, 김 장아찌는 전혀 비리지도 않았고 짭조름하면서 달콤한 맛이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엄마마마님께 여쭤봐야겠다. 묵은 김이 있어야 담궈 먹는 것이려나, 늘 햇 김과 좋은 김만 찾으셨던 걸 보면 장아찌는 생소해 하실지도 모르겠다. 

메인 메뉴도 담백하고 고소해서 맛있는데 다양한 반찬이 늘 새로운 곳이라니, 분명 맛집이 맞다. 게다가 사진을 다시 보면서 침 흘리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맛집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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