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에 퍼센트 아라비카가 있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이제 일본 여행도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되었지만 당장은 여행 계획이 없으니 나들이 삼아 가까운 코엑스라도 가서 교토 커피를 즐기기로 했다. 비가 내리는 연휴라 아라시야마에서 느꼈던 축축했던 공기와 여유로운 느낌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서 더 좋았더랬다.
점심 약속을 한 날이었지만, 점심을 먹고 나면 퍼센트 아라비카의 줄은 더 길어질 것 같아서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미리 도착해서 일단 줄을 서 볼까 했는데, 비가 오는데다가 점심 전이라 그랬는지 예상보다 줄이 비교적 짧았다. 다음에도 꼭 부지런 떨어서 오전에 미리 커피를 마셔야겠다.
입구를 지나 들어서자 마자 카운터 건너편에 여러 가지 MD 상품이 보였는데,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니 가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마음에 쏙 드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여행용 원두 그라인더가 눈에 들어와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구매 여부를 물었더니 지금은 재고가 없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 나왔고, 돌아 나오면서 진열대 앞에서 가격을 확인하니 무려 18만8천원이었다. 금이라도 발랐는지, 아니면 전동 그라인더인지, 재고가 있었으면 더 큰 재앙으로 다가왔을 뻔 했다. 재고가 있었다면 과연 샀을까? 안샀을까?
지금 보니 샷글라스도 탐이 나긴 하지만, 어차피 재고가 없다니 마음이 참 여유롭고 좋다. 텀블러나 샷글라스는 크게 이상하지 않은 가격인데, 우산은 어째서 5만원이 넘고, 백팩은 20만원대라니 뭔가 괴리감이 있다. 나만 이상한가? 따로 입장 제한을 하고 있지는 않았고, 주문을 위한 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았는데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돌아 보니 좌석이 얼마 없어서 여유롭게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아라시야마에 있던 퍼센트 아라비카 역시 매장은 아주 작았고, 매장 바깥으로 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교토 아라시야마에 도착한 첫 날부터 장사진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커피는 언제 마실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마지막 날 여유가 생겨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아라비카 아라시야마점은 바로 앞에 강이 흐르고, 달이 건넌다는 다리로 유명한 도게츠교 앞에 있어서 매장이 좁아도 커피를 받아 들고 밖으로 나오면 강을 바라 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그 때의 그 물기 가득한 공기와 물 흐르는 소리가 엉겨붙어 떠오른다. 마침 코엑스 %아라비카에 갔던 날도 비가 오는 날이라 물기 적당한 날이었으니, 북적대는 좁은 매장 안에 비집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한적한 다른 공간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다행히 처마가 있는 빈 야외 테이블을 찾아 잠시 앉았다. 사실 다른 매장에서 관리할 것 같은 자리라 눈치가 보여 오래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잠깐 커피 맛만 보고 바로 일어섰다. 아주 잠깐이지만 복닥대는 실내보다 한적하고 쾌적하기까지해서 훨씬 좋았다. 갸끔 일요일 아침에 시간내서 가면 좋을 것 같다.
거의 동일한 인상을 주는 인테리어에 똑같은 커피를 맛 볼 수 있지만, 강이 주는 인상이 꽤 강렬했는지 강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점이 아쉬웠다고나 할까? 아직 가 본 적 없는 팔당 근처 스타벅스의 분위기가 괜히 궁금해졌다. 막히는 도로 위에서 차 안에 갇혀 있기는 싫으니 책 한 권 꺼내 들고 지하철과 버스로 긴 여정을 다녀와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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