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여유롭게 앉아서 먹겠노라고 미뤄두었던 로라스블랑을 드디어 다녀왔다. 근 2년만에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기념비적인 날에 브런치는 아주 잘 어울렸다. 여름이었다면 시원한 시그니처 음료까지 했겠지만, 추적 추적 비가 오는 날이었고 새로 생긴 에스프레소 바에도 들러야 하니 음료는 빼고, 프로슈토 머쉬룸 갈레트 세트와 내 입맛은 아니지만 친구 입맛인 미트파이를 주문했다.
그간 이 근처에 적당한 브런치 식당이 없다 싶었다. 브런치 비슷한 메뉴를 하는 빵집이나 샐러드집은 있지만 정식으로 우리가 '브런치' 전문이라고 간판을 달고 있는 집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로라스 블랑을 추천할 수 있겠다.
스콘과 머쉬룸 수프가 포함된 푸짐한 갈레트 세트는 혼 먹기에는 버거울 법한 양이었지만, 갈레트가 부담스럽지 않은데다가 다양한 맛이 부럽게 잘 섞여 있어 기분이 좋았다. 수프도 그렇고, 스콘도 그렇고 뭐 하나 빼 놓을 데 없이 맛있었다. 그릴에 바싹 잘 구운 햄버거 패티 말고는 갈린 소고기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에는 미트파이는 조금 무거운 느낌이 있어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스위니 토드에서 본 러빗 부인의 미트파이는 윗면까지 파이로 덮여 있었던 것 같은데 사뭇 다르게 생겼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랬는지, 평일이라 그랬는지, 같은 층 매장 천장이 무너진 다음 날이라 그랬는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고, 테이블 간격이 꽤 넓어서 옆 좌석 신경쓰이지도 않았고, 백화점 내부이긴 하지만 오픈된 공간이었는데도 번잡한 느낌도 없어서 하염없이 앉아 있어도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 프렌치 토스트 21,000원
- 미트파이 22,000원
- 아보카도 튜나 샌드위치 22,000원
- 로라스 버거 15,000원
- 프로슈토 머쉬룸 갈레트 세트 25,000원 ( 어니언 숲 변경 시 3,000원 추가)
올 해가 가기 전에 한 번은 더 가서 프렌치 토스트 먹고 와야겠다. 남은 휴가 0.25를 털어 회식하는 셈 치고 팀장님을 앞장세워 여유있게 앉아서 묵은 해를 털어 보내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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