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디 하나 갈아내는 일이 민주주의를 들먹일 만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엄마마마님과 함께 살다 보니 채소와 과일의 종류, 비율, 재료를 갈아낼 도구의 선택, 스메그 블렌더 구입의 유혹 등 과일과 채소를 내 마음대로 갈아 넣은 스무디 한 잔을 마음대로 마시기가 힘들다. 무엇으로 갈 것인지부터 시작했다. 엄마마마님이 요리용으로 사용중이신 도깨비 방망이는 신통치 않아서 10년 전 쯤 한창 유행이었던 얼음까지 갈아주는 필립스 프로페셔널 알루를 꺼냈다. 내심 고장이 났기를 바랐지만 엄마마마님이 실수로 결착을 잘 못 해서 작동하지 않았던 블렌더는 정확하게 결착하고 나니 너무 쌩쌩 잘 돌아갔다. 프로페셔널 알루를 꺼내기 전에 이미 할인가에 나온 스메그 블렌더를 주문해 두었다가 말도 못하고 다시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