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획에 없었던 어남선생의 바삭한 멸치 볶음 멸치볶음이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어남선생의 레시피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추려서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 그 날 저녁 편스토랑에서는 어남선생이 멸치볶음을 보여주고 있었고, 바삭한 식감이 그냥 멸치 볶음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에 너무 솔깃해서 레시피를 다시 찾으며 멸치를 주문해 보았다. 아주 오래 전에 지금은 문을 닫아 버린 사무실 빌딩 지하에서 먹었던 눈알이 동그랗게 살아있던 맛있는 멸치를 떠올리며 죽방 멸치를 주문해 보았는데 생각했던 그 놈 눈깔은 아니라 약간 실망했다. 레시피는 파와 마늘을 센 불에 볶았어야 했는데 늘 그렇듯이 사방팔방으로 튈까 무서워서, 게다가 파가 냉동되어 있던 상태라사 약불에서 시작했더니 신선한 파기름의 느낌은 아니었고,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