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백일홍이 한가득 피어 있던 화단에 올 해 늦은 봄부터는 작은 양귀비와 수레국화가 가득했다. 오며 가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런 화단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는데, 쪼그리고 앉아 이리 저리 사진을 찍다 보니 다른 상점 주인이 나와 꽃집 사장님에게 이렇게 화단 꾸미고 싶다며 꽃씨를 부탁하고 가셨다. 나도, 그 다른 상점 주인도 이 화단이 꽃집 앞에 있는 화단이니까 당연히 꽃집에서 꾸민 화단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꽃집 사장님 말씀으로는 미화원 어르신들이 손수 꾸미신 것이라고 했다. 작년 여름 아침 백일홍에 코박고 사진을 찍을 때 누가 똑 따 가버린 백일홍을 못내 아쉬워 하시면서 이쪽 꽃이 떠 예쁘니까 이 쪽 꽃으로 찍으라며 참견해 주시던 미화원 어르신들이 괜히 그러신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