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작가는 아니지만 일단 시작을 했으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처음으로 접했던 수채화 보타니컬 일러스트에 관한 빌리 샤월의 책에서 수채화는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가 다시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되도록이면 도구가 항상 펼쳐져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두고 수시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보고 깨달은 바는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정말 오래 걸렸다. 버려야 할 미련과 취해야 할 도전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집이 넓었으면 더 쉬웠지 않았나 싶다가도, 집이 넓다고 모든 사람들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사는 것은 아니므로 집이 넓었다 하더라도 공간을 알차게 쓸 생각은 못 하고 어영부영 지냈을 것 같기도 하다. 좁은 공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