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촤르르한 낙지의 자태에 홀려 추위를 무릅쓰고 광화문 나들이에 나섰다. 말끔하게 올 해의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가벼운 마음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반은 털어 내고 반은 묻어둔 상태에서 그동안 참고 참았던 메뉴를 맛 보기로 했다. 점심 메뉴는 셋트도 있고, 간편하게 비빔밥 메뉴도 별도로 있긴 한데 저녁이라 낙지볶음 메뉴만 가능한 상태라 낙지볶음 하나와 낙지 한마리 파전을 주문했다. 파전 빛깔 지금 봐도 너무 고와서 침 흘리며 글 쓰고 있다. '무교동낙지' 단어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걸 보면 무교동 낙지는 나에게 조건자극이다. 10년 전 누군가가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면서 낙지에 침을 흘리냐던 그 때부터 이미 조건자극이었다. 아직 소거가 일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무교동 낙지 + 군산 오징어 + 여로집이냐 아니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