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는 마음으로 쑥부쟁이를 뿌려 두었지만 새들이 수시로 날아들고, 밤이면 고양이가 와서 자고 갔는지, 넓은 상자 안에 빈터가 좋아 뒹굴었는지 흙이 파헤쳐져 있었다. 언제 이래놓고 갔는지 모르겠다. 도라지는 해마다 옮겨 심어야 한다고 해서 일단 다 캐 봤는데, 한 뿌리는 이미 물컹 물컹하게 사망하신 상태라 포기하기로 했다. 성한 아이들은 일단 자리를 바꿔 줬다. 한 뿌리는 보라색 기운이 돌고 있는 것이 곧 가지가 자라나올 것 같다. 접시꽃 잎이 얼마나 맛있는 잎인지 벌레가 남김없이 먹어 치우는 바람에 성한 놈이 거의 없었는데 꿋꿋하게 튼튼한 뿌리를 가진 놈이 남아 있긴 있었다. 올 해는 부디 무사히 잘 자라 줬으면 좋겠다. 핑크색인 줄 알고 사 오셨는데 흰색 모란이 피어서 엄마마마님이 시큰둥해 하시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