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닙을 사려고 벼르고 벼르고 있다가 2023년 마지막 날 이메일로 날아든 몽블랑의 마케팅 메일에 혹해서 온라인샵을 둘러 보는데 '캘리그라피'라고 적힌 만년필이 눈에 들어왔다. 플렉스닙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서 그랬는지 그것이 커브드닙, 즉 후데 또는 미공필같은 종류의 닙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고 눈에 뭐가 씌였는지 후루룩 주문을 했고, 언박싱 영상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뭘 잘 못 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쓰다 보니 두툼한 배럴이 초등학생 손만큼 작은 내 손에는 약간 버거운 느낌도 있지만, 돈을 들인 만큼 열심히 연구해서 꼭 반드시 잘 훌륭하게 쓰리라 마음먹었다. 닙에 있는 세 가지 굵기의 선을 한 가지 닙으로 모두 그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펜의 장점이고, 다양한 굵기의 선을 그을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