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집 앞에 약간 애매한 컨셉의 커피숍이 하나 있다. 무인 카페라지만 갈 때마다 주인이 있고, 셀프로 계산이 가능한 기계가 있고, 커피는 각 종 캡슐 커피 머신을 골라서 마시고 싶은 캡슐을 넣어 추출해 마시면 되지만 주인이 있어서 늘 주인이 해 줬다. 무인 카페를 표방하는 만큼 일반 커피숍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그래도 집에 네스프레소가 있는데 굳이 가서 사먹을까 생각한 적도 있으나 가끔 들르면 전에 마셔보지 않은 캡슐을 시음하는 마음으로 마셔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늦더위가 가시지 않은 어느 저녁에, 책을 들고 집을 나섰는데 더위를 이기고 멀리 나갈 자신이 없어서 홀린 듯이 가까운 그 카페에 가 보았다. 저녁이라 커피 말고 마실 만한 음료가 또 있을까 걱정하면서 들어갔는데, 그 곳에서 새로운 캡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