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걸어서 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서 일할 수 있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싶게 지난 봄 퇴근길은 매우 즐거운 길이었다. 공기 맑은 날은 운동도 할 겸 몇 번 걸어서 퇴근했는데 볼 거리가 풍성해서 귀가 시간이 예정된 것보다 훨씬 지체되곤 했다. 도로 위에는 차들이 꽉꽉 들어서 있어 막히지만 걷는 길은 여유롭고 한가하다. 이 길이 가을에는 하늘이 더 곱고 예쁜데 가을에 또 걸어다녀야겠다. 이제는 낮 시간이 길어져서 퇴근 시간에 맞춰서 해 지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퇴근을 더 천천히 해야 하는데 또 그럴 순 없다. 정시에 퇴근하자. 윤중로를 운전하며 오고 갈 때 이쪽 길가에 들꽃이 가득한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언젠가 꼭 그곳에 가 보겠다고 다짐한지 벌써 족히 5년은 지났을 것 같은데, 같은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