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시 반,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이모님 댁에서 주무시는 엄마마마님께 전화가 왔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 무슨 일인가 싶어 받아 보니 지금 당장 데리러 오라고 하셨다. 왜, 어째서, 이런 새벽에? 약하게나마 비가 내리는 날이라 허리가 불편하셨는지 이모님들과 말다툼이라도 있었는지 잠결에 전화를 받고 놀란 우리는 세수도 제대로 하지 못 한 채 허둥지둥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누가 보면 야반도주라도 하는 것 같았을 신새벽이었다. 슬금슬금 내리는 빗 속에서 어르신들을 만났는데,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오천에 살고 계시는 이모님은 원래 일찍 일어나시는 분이라 일찍 일어나셨고, 일어나신 김에 아침도 먹고 가야 한다며 밥을 하기 시작하시는 바람에 급하게 전화를 하셨다고 했다. 맙소사, 다섯시 반에 아침이라니..